중국 콘텐츠 기업 가운데 앞으로 한국 기업과 협업을 할 생각이 없는 기업이 조사 대상의 대부분인 70%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중 문화콘텐츠산업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양국 관계’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최근 3년간 한국과 협업을 경험한 중국 기업(조사대상의 9%)의 만족도는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한중 문화콘텐츠산업 협업 전략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 현지 문화콘텐츠 기업 1006곳 중 707곳이 ‘한국 기업과 협업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약 70%의 기업이 한국 기업과 협업 의향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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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 의향이 없는 이유로는 ‘협업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97%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한국 기업체에 대한 불신’ 2.0%, ‘한국 아닌 타국과 관련 기업과 협업 의향’ 0.4% 등의 순이었다. 협업이 필요하지 않은 기타 이유로 △중국 국내 시장이 주 타깃 △한국에 대해 잘 모르므로 △국영기업이므로 △해외 판권 소유 관련 복잡한 절차 문제가 꼽혔다.

한국 기업과 협업을 할 의사가 없는 기업이 대부분이었으나, 협업을 경험한 기업체들의 협업 만족도는 다소 높았다.

중국 현지 문화콘텐츠사업체 1,006개 중 최근 3년 간 한국 기업과 협업 경험이 있는 사업체는 91건(9%)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음악 업종 협업 경험률이 13.5%로 가장 높았고, 만화‧애니메이션 업종(13%), 게임 업종(10%), 방송 업종(8%)이 뒤를 이었다.

▲ 문화체육관광부 '한중 문화콘텐츠산업 협업 연구'
▲ 문화체육관광부 '한중 문화콘텐츠산업 협업 연구'
이 가운데 한국 기업과 협업을 한 중국 기업 중 ‘만족하는 편’이라는 응답 비율이 68.6%(매우 만족 12.7% + 만족 55.9%)였으며, ‘보통’ 24.5%, ‘불만족’ 6.9%로 나타났다. 특히 방송업계에서는 ‘드라마’ 분야의 협업의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 업종에서 한국과 협업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123개 사업체 중 76.4%가 ‘드라마’ 사업에서 협업의향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다음으로 ‘예능’ 41.5%, ‘다큐멘터리’ 33.3% 등의 순이다.

협업 불만족 사업체 11개를 대상으로 불만족 사유를 조사한 결과 ‘한-중 문화 차이 및 커뮤니케이션 어려움’을 꼽은 비율이 63.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중국 현지 콘텐츠사업체 1006개를 대상으로 향후 한국 기업과 협업 의향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29.8% 사업체가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영화 업종의 의향 긍정률이 46.6%로 가장 높았다.

한편 중국 콘텐츠 기업과 협업한 한국 기업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와 함께 국가 간 보증제도 등 시스템 미비로 애로사항을 겪었다. 해당 보고서에 수록된 ‘심층 인터뷰’ 가운데 방송 분야의 코엔미디어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코엔미디어는 중국 콘텐츠 기업 ‘베이징아이샹문화전파유한공사’(이하 아이샹)과 ‘딩거룽둥창’을 제작했다. ‘딩거룽둥창’은 한국과 중국 스타들이 중국 전통 희극을 배우고 경연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제작이 완료됐지만 중국 업체 아이샹은 시청률이 저조했고 광고 수입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약속한 잔금 20억 원 중 10억 원만 지급했다. 코엔미디어는 “객관적인 보증제도가 부재했던 탓에 위험한 계약이 됐다”며 “한중 양국의 업체에 대해 공신력 있는 기관의 확인 절차와 국가 간 지급 보증 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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