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멘터리 촬영 중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박환성, 김광일 독립PD 사건에 EBS의 주도적 사후 진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환성과 김광일 독립PD는 지난 15일 남아프리카공화국(현지시간 14일 오후 8시 45분)에서 EBS 다큐프라인 ‘야수의 방주’를 제작하는 중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 박환성 PD와 김광일 PD가 출국하기 전 동료들과 찍은 사진. 사진 중앙 빨간색 옷을 입은 이가 박환성 PD, 파란색 옷을 입은 이가 김광일 PD. ⓒ한국독립PD협회한국독립피디협회 이승구 PD 페이스북.
▲ 박환성 PD와 김광일 PD가 출국하기 전 동료들과 찍은 사진. 사진 중앙 빨간색 옷을 입은 이가 박환성 PD, 파란색 옷을 입은 이가 김광일 PD. ⓒ한국독립PD협회한국독립피디협회 이승구 PD 페이스북.
한국독립PD협회에 따르면 두 PD는 현지시각 14일 촬영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오는 중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차량과 정면충돌해 사고가 났으며, 맞은편 차량이 졸음운전을 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권용찬 한국독립PD협회 대외협력위원장은 20일 미디어오늘에 “EBS 프로그램을 찍다가 발생한 사고이기에 EBS의 주도적인 향후 진행을 원한다”라며 “유가족들도 EBS의 사후 진행을 원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일선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독립PD협회는 20일 유가족과 만나 시신 수습 대책을 논의했으며, 현재 PD들의 귀환 비용 마련을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PD연합회도 20일 성명을 통해 “EBS 업무 중에 일어난 일이니만큼 EBS 관계자들은 책임 있게 사태 수습에 나서기 바란다”며 “EBS 측이 진심과 성의를 보여야 유족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을 것이며, 충격에 빠져 있는 독립PD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망한 박환성 PD는 해당 프로그램을 찍기 위해 아프리카로 떠나기 직전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사이의 제작비를 둘러싼 갈등에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박PD는 ‘다큐프라임: 야수의 방주’를 만들면서 정부기관 공모를 통해 지원금을 받게 됐는데 EBS가 간접제작비 명목으로 귀속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PD저널 ’EBS, 정부 제작지원금 간접비 요구 논란 왜?‘)

전국언론노조는 ‘박환성PD와 김광일PD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성명에서 “박PD는 정부지원금과 관련하여 오랜 관행이었던 방송사 간접제작비 납부 문제를 제기했다”며 “고인의 뜻에 따라 좋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독립PD들의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BS는 20일 공식입장을 통해 “두 PD의 죽음에 삼가 조의를 표하며, 고인들을 한국으로 모셔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며 “이를 위해 독립PD협회, 유가족들과 함께 협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외교부 및 현지 대사관에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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