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손하씨가 지난 14일 언론중재위원회에 SBS의 정정 보도를 요구하는 언론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SBS는 지난 6월16일 ‘8뉴스’에서 “재벌 총수 손자·연예인 아들이어서?…사라진 가해자”란 리포트를 통해 윤씨의 아들인 숭의초등학교 3학년 신아무개 군이 수련회장에서 한 학생을 폭행하는데 가담했고, 해당 학생이 근육세포가 파괴돼 녹아버리는 횡문근융해증 등의 진단을 받았다고 단독 보도했다.

윤손하씨 측은 언론조정신청서에서 SBS가 △신아무개 군이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을 자료화면으로 사용한 점 △사건에 등장하는 야구배트는 스폰지와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어린이용이지만 마치 성인용 야구방망이로 폭행한 것처럼 자료화면을 내보낸 점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가해 관련 학생들의 보호자에게 단 한 번의 연락조차 없었던 점 등을 지적하며 허위 및 과장보도를 주장하고 있다.

▲ 6월16일자 SBS '8뉴스' 보도화면 갈무리.
▲ 6월16일자 SBS '8뉴스' 보도화면 갈무리.
윤씨 측 변호인은 △피해 관련 학생의 진술이 번복된 점 △피해 관련 학생에게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 △횡문근융해증의 경우 폭행보다는 당시 피해 관련 학생이 진단받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증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 점 △피해 관련 학생이 논란이 불거진 수련회를 정상적으로 마친 점 등을 허위 및 과장보도의 근거로 지적하고 있다.

앞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는 지난 6월14일 논란이 된 일명 ‘이불 사건’, ‘바나나우유 물비누’ 사건들에 대해 “목격 학생들의 조사 결과 의도성과 고의성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 “(물비누를) 억지로 먹인 게 아니고 스스로 먹었으며, 계획적으로 모의해 먹였다는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피해 관련 학생 측은 6월26일 서울시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다.

윤씨 측 변호인은 “피해 관련 학생 부모는 학폭위 결과에 대해 아무런 객관적 증거도 없이 본인 자녀의 말대로 사건이 인정되지 않은 점에 대하여 ‘가해 학생 중 재벌가의 손자, 유명 연예인의 자녀가 있기에 학교 측에서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했다’며 SBS기자에게 제보한 것으로 보이며, 이에 관한 사실여부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SBS측은 피해 관련 학생 측의 일방적 주장만을 기반으로 한 허위 및 과장 기사를 보도한 뒤 지속적으로 피해 관련 학생 측의 주장만 반영된 편파보도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 KBS 드라마 '최고의 한 방'에 출연 중인 윤손하씨.
▲ KBS 드라마 '최고의 한 방'에 출연 중인 윤손하씨.
이 사건은 SBS 보도 이후 ‘윤손하 아들 폭행사건’으로 불리며 ‘사건을 은폐하려했던 연예인의 갑질’ 프레임으로 확산되었으며, 윤씨는 KBS드라마 ‘최고의 한방’ 하차요구를 받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윤씨 아들 신 군은 불안증세로 대학병원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 측은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아직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에 대해 어른들의 시점으로 법적인 잣대만을 내밀어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분하고, 그 책임을 지게 하려는 것이 이번 사건의 목적이라면 우리사회는 앞으로 아이들을 키워나가는데 있어 너무나도 각박한 사회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 밝혔다.

SBS 취재진은 횡문근융해증과 당시 사건과의 연관성에 대해 “의사들이 답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으며 피해 관련 학생이 늦게 병원에 찾아간 점에 대해선 “아이가 아프다고 했지만 심각한 줄 몰라서 두고 있다가 나중에야 데려간 것”이라고 밝혔다. 

윤씨의 반론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SBS취재진은 “우리가 보도를 통해 다루고자 했던 건 누가 얼마나 많이 때렸고 폭행을 주도했느냐가 아니라 폭력에 대한 증언이 많았음에도 학교측이 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점”이라고 강조하며 “이 때문에 학교측을 우선적으로 취재했고 보도에서 윤손하씨는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7월24일 오후2시50분 SBS취재진 입장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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