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와 43개 전국 직능단체가 17일 상암 MBC경영센터 1층 로비에서 ‘김장겸·고영주 퇴진 MBC비상행동(비상행동)’을 출범했다.

비상행동은 노조뿐 아니라 서울과 16개 기자협회, PD협회 등 43개 직능단체가 모두 참여해 김장겸 MBC 사장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장 퇴진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비상행동은 전국 단위의 범 MBC 협의체 결성이 창사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비상행동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본사와 16개 지역사 전체 직원(임원 제외, 보직자·계약직 포함)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약 95%가 김 사장과 고 이사장이 퇴진해야 한다고 답한 것을 출범의 사유로 삼았다.

지난 10일 설문결과를 발표하면서 김연국 본부장은 “이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노조와 직능단체는 경영진 퇴진을 위해 한시적인 기구를 발족할 계획”이라며 “(해당 기구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빠른 시일 안에 끝장 낼 수 있는 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모든 수단에는 파업도 포함된다는 게 김 본부장의 뜻이었다.

▲ 사내에서 김장겸 퇴진을 외친 김민식 PD가 인사위원회에 출석한 13일 로비에서 MBC 구성원들이 김장겸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 사내에서 김장겸 퇴진을 외친 김민식 PD가 인사위원회에 출석한 13일 로비에서 MBC 구성원들이 김장겸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이 자리에서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얼마 전 KBS·MBC 정상화 하자는 시민행동이 출범했다. 213개의 시민단체들이 참여해 ‘KBS·MBC 정상화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고 설명한 뒤 “김 사장과 고 이사장이 나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김장겸·고영주 퇴진’은 MBC 정상화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언론시민단체들은 ‘KBS·MBC정상화 시민행동’ 발족식을 열어 공영방송 방송장악 내부 투쟁에 힘을 보탰다. 오기현 한국PD연합회장은 “(설문조사 응답자 가운데) 95% 넘는 직원들이 퇴진을 요구하는데, MBC경영진은 ‘정치적 독립성 지키기 위해서 사퇴하지 않겠다’고 주장한다”며 “최면에 걸리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지난 10년간 MBC에서 벌어진 일은 방송장악이 아니라 헌법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파괴하고 그에 맞선 언론인들에 대한 학살이었다”며 “지난 몇 년간 우리는 게릴라전으로 버티고 싸웠지만 지금부터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전면전으로 맞서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MBC 특별근로감독이 지난 14일 종료됐다. 감독기관인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김 사장을 포함한 전·현직 경영진의 부당노동행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통해 노사 관계자의 진술을 듣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데 역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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