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탈핵‧탈원전 선언과 관련해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계속해야 한다는 여론보다 약간 높게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한국의 원자력발전소에 대해 응답자들의 과반 이상은 위험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2017년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1004명에게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여부에 대해 물은 결과 응답자의 37%는 “계속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41%는 “중단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왔다. 갤럽은 “현 시점 여론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았으며 22%는 의견을 유보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응답자들 가운데 남성은 48%가 “계속 건설”, 36%가 “중단”인 반면, 여성은 25%만 “계속 건설”이고 46%가 “중단”을 원했다. 연령별로는 고연령일수록 “계속 건설”(20대 20% : 60대이상 53%), 저연령일수록 “중단”(20대 61% : 60대이상 20%) 의견이 많았다고 갤럽은 전했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지지층에서는 “중단”(52%·60%)이, 자유한국당·바른정당 지지층은 “계속 건설”(78%·57%)이 우세했으며 국민의당 지지층은 의견이 양분됐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전기를 얻기 위해 원자력 발전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59%가 “찬성”이었고, 32%가 “반대”였다. 다만,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에는 찬성이 64%, 반대가 24%였다는 점과 비교해볼 때 6년이 흘렀는데도 오히려 찬성 응답자는 5%포인트 감소한 반면, 반대 응답자는 8%포인트 늘었다. 갤럽은 “두 차례 조사 모두 전기 생산을 위한 원전 이용에 긍정적 시각이 우세하다는 점은 대동소이하다”면서도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보다 오히려 원전 이용 반대가 많아진 데는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한국의 원자력발전소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과반 이상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 지난 13일 오후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결정할 이사회가 열리는 한수원 경주 본사에서 노조원들이 1층 로비에 앉아 건설 중단 반대를 요구하며 농성하고 있다.
▲ 지난 13일 오후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결정할 이사회가 열리는 한수원 경주 본사에서 노조원들이 1층 로비에 앉아 건설 중단 반대를 요구하며 농성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6년 경과 시점인 현재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위험성 인식을 물은 결과 “매우 안전” 10%, “약간 안전” 22%, “약간 위험” 34%, “매우 위험” 20%, 의견유보 14%로, 위험하다는 인식이 과반(54%)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갤럽은 “26년 전(1991년 조사 결과)과 마찬가지로 위험하다는 인식이 우세하지만 그 격차는 39%포인트에서 22%포인트로 줄었다”고 평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안전” 42%, “위험” 47%로 엇비슷한 반면, 여성은 22%만 “안전”, 61%가 “위험”하다고 답해 성별 인식 차가 컸다고 갤럽은 분석했다.

한국갤럽은 “원전 안전성 인식은 조사 시점 이전 원전 사고나 정부의 홍보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원전 사고로는 1986년 4월 체르노빌,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후 5년 경과 시점인 1991년 조사에서는 국내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 한국인의 23%가 ‘안전하다’, 62%가 ‘위험하다’고 답한 바 있다”고 답했다.

갤럽은 “이번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우리 국민은 원자력 발전의 유용성을 인정하는 한편 상존하는 위험 또한 간과하지 않고 있다”며 “그로 인해 현 시점 고리 원전 5·6호기 계속 건설·중단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듯하다”고 주장했다. 갤럽은 “그러나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보다 원전 이용 반대가 증가한 점, 여성과 젊은 층의 원전 거부감이 큰 점 등은 향후 여론 향방의 단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14일 이사회를 열어 신고리 5·6호기 건설 임시중단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수원노조는 일부 지역주민과 함께 전날 이사회를 물리적으로 막았으나 이날 이사회는 막지 못했다. 한수원 노조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임시 중단을 결사반대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 14일 발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표.
▲ 14일 발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표.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