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한국당은 이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14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다운계약서 작성에 따른 세금탈루 및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 후보의 부인인 권아무개씨는 2000년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17평형 주공아파트를 구입하면서 2억9000만 원에 매입했지만 1억2000만 원으로 신고하는 다운계약서를 썼다는 것이다.

이는 당시 관행이었다고는 하지만 실거래가를 신고하도록 한 ‘검인계약서제’ 위반이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원내부대표는 14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실제 거래금액인 2억9000만 원을 기준으로 한다면 세금은 1624만 원이 돼 최소 1000만 원 가량의 세금을 탈루한 것이 된다”고 밝혔다.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오전 경기 과천시에 마련한 임시사무실로 출근하다 기자들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오전 경기 과천시에 마련한 임시사무실로 출근하다 기자들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경욱 원내부대표는 “(해당 아파트를 구입할 때) 재건축 바람이 불면서 가격이 급등하다가 서울시에서 용적률을 내려 가격이 주춤한 바 있다”며 ‘부동산 투기’ 의혹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이효성 후보자측은 해명자료를 내고 “아파트 매매계약은 2000년 당시 부동산 관행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원칙에 어긋나는 관행을 무비판적으로 따라 간 것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측은 “재건축이 이뤄지면 실제 거주할 목적으로 구입하여 지금까지 17년 동안 보유하고 있고 실제 거주했다”면서 부동산 투기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은 이효성 후보자 청문회 개최에 합의한 바 있으나 위장전입, KT스카이라이프 시청자위원 결격사유 논란에 이어 다운계약서 문제가 불거졌다는 이유로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부동산 투기와 다운계약서 작성, 세금탈루 등 새로운 의혹도 확인되었다”면서 “인사청문회는 실시할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9일 열리는 이효성 후보자 청문회 증인채택 역시 난항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영방송 개혁’을 위해 공영방송 관계자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네이버 출신 윤영찬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과 카카오 출신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의 증인 채택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털과 정권의 유착 프레임을 통해 ‘언론개혁’ 이슈를 희석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효성 후보자는 개혁적 성향의 언론학자로 참여정부 때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후보자 지명 이후 공영방송 정상화, 종합편성채널 특혜 문제 개선 등을 차기 방통위 주요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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