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윤창현)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같은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의 발언에 대해 SBS 노동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SBS는 지난 9일과 10일 취재파일과 ‘8뉴스’에서 이 부대표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권 행사를 폄하하고 노동자들을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김 원내대표가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부대표의 학교 급식노동자 비하 발언을 보도한 SBS에 대해 “정권 출범 초기에 방송인허가권을 준 정부를 의식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날 이 부대표는 “학교 급식 조리사들의 파업과 관련해 학부모들의 격앙된 분위기를 기자에게 전하는 과정에서 오고 간 사적 대화가 몰래 녹음됐다”고 말했다.

▲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이용호 정책위의장,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자료를 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사진=노컷뉴스
▲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이용호 정책위의장,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자료를 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사진=노컷뉴스

이에 SBS본부는 11일 성명을 통해 “SBS를 겨냥한 연이은 망언이 SBS 언론 노동자들을 희생양 삼아 국면전환을 꽤하려는 수순이라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거둬들이기 바란다”며 “SBS 언론 노동자들의 정당한 취재행위를 근거 없이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당장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SBS본부는 “국민의당 관계자들의 이 같은 발언은 우선 사실관계부터 잘못됐다”며 “해당 취재기자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문제의 전화 통화는 이 부대표가 학교비정규직 파업 관련 발언을 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에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발언 배경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며 이뤄진 통화 내용이 어떻게 사적 대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인지 백 번을 양보해 생각해 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SBS본부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권력 눈치보기’로 규정하고 나서는 김동철 원내대표의 언급은 용납할 수 없는 또 하나의 거짓 선동일 뿐”이라며 “언론이 책임 있는 공직자의 발언을 사실 그대로 알리고 이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정상적인 언론은 여야에 관계없이 책임 있는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언행에 대해 검증하고 보도할 의무가 있다”고 비판했다.

▲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1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신의 파업노동자 발언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1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신의 파업노동자 발언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언론노조(위원장 김환균)와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김연국)도 이날 비슷한 내용을 성명을 내 국민의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국민의당은 이번 일을 통해 자신들이 도리어 언론을 통제하려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며 “SBS의 이번 보도는 언론 노동자가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오직 국민을 위한 뉴스를 만드는 데 본연의 책무를 다한 것으로 칭찬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한 뒤 “국민의당은 SBS 언론 노동자에게 당장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MBC본부 역시 “오늘 발언은 개인의 의견인가, 아니면 국민의 당 공식 입장인가”라며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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