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에 대한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언주 의원이 SBS 기자와의 통화에서 파업을 벌인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미친 놈들”이라고 표현하고, 급식 조리 노동자를 “아무 것도 아니다. 그냥 급식소에서 밥하는 아줌마들이다.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옛날 같으면 그냥 조금만 교육시켜서 시키면 되는 거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라고 말한 게 보도되면서다.

지난달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 소속으로 급식조리원 등 계약직 1만명 이상은 파업을 벌였다. 이들은 무기계약직 근속수당 인상과 기간제 노동자 중 전일제로 일하는 인력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 의원의 발언은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노동의 가치까지 폄훼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학교비정규직 관련 단체들은 이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국민의당 자유게시판에는 이 의원 출당까지 요구하는 등 이 의원의 발언이 알려진 9일부터 현재까지 수십 건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학교급식소 노동자를 대하는 국회의원의 인식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국회의원직에 대한 비난이 정치혐오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국민의당은 제보조작 사건에 이어 당 도덕성에 금이 가는 악재가 또다시 터진 것이다.

▲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사진=이언주 의원 페이스북
▲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사진=이언주 의원 페이스북
김진철씨는 “그러면 니네는 정치하는 돈 많은 아줌마냐”라며 이 의원을 ‘아줌마’ 호칭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재운씨는 “국민무시당으로 바꾸세요, 저도 비정규직인데 미친놈인가요”라며 “국민을 모욕하는 게 국민의 대표? 당 간판부터 바꾸세요. 무슨 국민의 당입니까”라고 반문했다.

다른 누리꾼은 “정당 역사상 최초로 0% 지지율 기록을 세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미리 축하해”라고 비꼬았다. 제보조작 사건으로 호남에서 자유한국당보다 뒤진 지지율이 나오면서 지지기반까지 흔들리고 있어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 의원의 발언이 결정타가 돼 회복 불능이 돼버렸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국민은 투표 때만 국민’이라는 이름의 아이디를 사용한 누리꾼은 “당 이름 추천 드리자면 미친X당이나 조작당 어떠냐”라고 썼다. 이 의원의 사과를 요구한 한 누리꾼은 “길에 나뒹구는 쓰레기들을 치우는 분도, 당신들과 같이 나라의 정책을 세우는 국회의원도 모두 국민이다. 공평하게 대우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며 “국민의 표로 당선된 국회의원 자리에서 그렇게 함부로 말하고, 국민의 혈세로 당신이 받아가는 급여가 아깝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을 향해 “단기 계약직인 국회의원하시는 아줌마”라고 부른 누리꾼은 “아이들 밥해주시는 조리사 분들은 최소한 아이들 따뜻한 밥이라도 먹게 해주시지만 단기 계약직인 국회의원하는 한 아줌마는 국민들에게 따뜻한 말은커녕 속을 뒤집어놓기나 하고 도대체 이 나라의 국회의원이라는 것들은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국민의당 자유게시판
▲ 국민의당 자유게시판

4년 임기 중 중간에 국회의원들을 소환해 투표로 재신임을 물어야 막말 하는 정치인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른 누리꾼은 이 의원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 가족 4명한테 안철수 뽑으라고 설득했던 게 날이 갈수록 후회가 쌓여 미칠 것 같다. 식구들과 저녁 먹을 때마다 '미안' 이라고 시작하고 밥 먹는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민주당을 탈당에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이 의원은 탈당 배경에 대해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시대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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