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 의원이 신당을 창당했다. 친박 핵심인 조 의원이 주축이 된 두번째 당이다.

조 의원은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박사모 회원 등 박근혜 탄핵에 극렬 반대하는 세력이 창당한 새누리당 후보로 대선에 나섰다가 0.13% 득표한 바 있다.

이번에 대한애국당이란 이름의 신당을 창당한 것은 새누리당 내부 갈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보다 더욱 오른쪽에 결집해 있는 세력들을 모아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내 정치세력으로서 인정받겠다는 게 목표인데 뜻대로 흘러갈지 미지수다.

조 의원은 “기존의 정당으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와 보수의 가치를 지킬 수 없다”며 “애국 국민들의 열망을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보수우파 정당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존 새누리당 안에서도 보수의 가치를 실현시킬 수 없었던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는 얘기다. 특히 대한애국당은 박근혜 무죄석방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혀 사실상 친박당의 귀환이 될 것을 예고했다.

대한애국당은 조 의원과 함께 허평환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공동대표를 맡았고,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과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등이 핵심 인사로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새누리당 내부 갈등에서 조원진 의원의 편에 선 인물들이다. 새누리당 당권을 장악하려는 데 실패한 이들이 조원진 의원을 내세워 대한애국당을 창당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새누리당 내부 갈등은 당대표를 맡았던 권영해 전 안기부장이 조원진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사실상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지지하면서 시작됐다.

조원진 의원과 변희재 대표고문 등은 이 같은 행위가 당을 해치는 행위이며 선거운동을 위한 특별당비까지 걷은 것은 사기라며 지도부 교체를 요구했다. 이들은 ‘새누리당 혁명파’라고 이름짓고 새누리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안건으로 올려 통과시켰다.

반대편에선 새누리당 혁명파가 불법으로 비대위를 만들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윤리 당규를 위반한 것이라며 제명을 결정했다. 그리고 조원진 의원을 포함해서 변희재 고문 등이 당직을 사칭하고 당명을 사용하고 있다며 정당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양측의 갈등이 고소고발로 얼룩지면서 도저히 새누리당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가 됐고 폭력시위 혐의로 정광용 새누리당 사무총장까지 구속 기소되자 새누리당을 뛰쳐나가 대한애국당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12일 정광택 새누리당 상임대표는 당원동지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조원진 의원 측을 맹비난했다. 정 상임대표는 조원진 의원과 정광용 사무총장 등 3인이 만난 자리에서 조 의원이 3% 지지율을 올려놓고 대선 3일 전 사퇴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조원진 후보도 (홍준표 후보와)단일화 약속을 스스로 분명히 하였으므로 지금에 와서 당 지도부에 대고 비판할 상항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 상임대표는 “조원진 후보 측은 0.1% 득표라는 참담한 결과의 책임을 당 지도부의 책임으로 몰면서 당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며 당의 내분을 일으켰고 이 과정에서 저는 자식보다 어린 변 모 씨로부터 자신의 미디어를 통해 필설로 차마 형언할 수 없는 막말과 협박으로 저와 저의 가족들이 인격살해의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정 상임대표는 조원진 의원 측이 당의 공식 의결기구가 있음에도 선출 사실이 없는 공직당원대표 기구를 만들어 불법으로 회의를 진행했다면서 “조원진 측의 당권장악 음모에 의해 불법비대위가 일으킨 혼란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고발 사실을 알렸다.

박사모 회원들도 대한애국당 창당을 바라보는 시선을 싸늘하다. 일부 회원들은 조원진 의원 측이 태극기부대의 열성적인 지지와 후원에 눈에 멀려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박사모를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결국 당권찬탈에 실패하자 신당을 창당하고 친박의 핵심을 자처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당비 문제가 얽힌 새누리당 내부 갈등이 기득권 싸움으로 이미 비화된 상태에서 또다시 당을 창당해 박근혜 명예회복을 명분을 내건 자체부터 코미디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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