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당원이 문준용씨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한 증언을 조작한 것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남은 검찰 수사에서 또 다른 ‘익명 제보자’의 조작이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나온 검찰 조사 내용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권양숙 여사의 친척이 고용정보원에 특혜채용 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복수의 제보자’로부터 확인한 내용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당시 이용주 공명선거추진단장은 “저희가 이 사건과 관련해 인사와 관련된 내부자로 있었던 사람으로부터 증언을 확보했다. 권양숙 여사와 권아무개씨와의 관계가 어떠한 관계였는지에 대해서는 발표가 있었겠지만 당시 권재철 원장이 그런 언급(권양숙 여사와의 친소관계)했다는 증언까지 확보되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재철 전 원장은 27일 통화에서 “당시 제보한 사람이 인사 담당자라고 해서 확인해보니 당시 인사담당도 맡지 않았다. 그 분야의 사람도 아니었다. 검찰 조사에서 다 나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당시 국민의당은 “권양숙 여사와 권 모 과장의 친척관계에 있는지에 대하여 추가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애초에 저희가 파악한 것과 일부 다른 사실이 확인”됐다며 스스로 정정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이 지난 4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문준용씨와 유사한 특혜 채용이 10여건이 발견됐다면서 복수의 제보자를 통해 확인된 내용이라고 한 것도 신빙성이 떨어진다.

국민의당은 문씨와 비슷한 사례로 채용된 10여건을 발표하면서 “복수의 제보자로부터 권 원장 재임 시절 정상적인 공개채용을 통해 입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근거는 성씨만 밝힌 인물들의 출신과 정부관계자 가족이라는 점, 그리고 채용 이후 행적이 수상쩍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국민의당은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규정했다.

정작 지목한 인물들의 채용에 특혜가 있었다는 물증은 제시하지 못했지만 문재인 후보가 청와대에 있을 당시 권력형 비리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암시를 줬다.

하지만 지목 인물들의 사실관계조차 틀릴 정도로 허술했다. 국민의당은 특혜 채용 인물로 권재철 전 원장의 친구 아들을 지목했는데 정작 친구 아들의 나이는 50대로 나왔다. 국민의당은 행정상 착오였다고 해명했다.

국민의당은 문준용씨 채용 관련 문서를 고용정보원 최아무개 팀장이 파기했다고 한 것을 들은 고용정보원 전직 간부 출신의 녹취록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씨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응시원서에 붙어있는 자기소개서만 파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인 반박이 나왔지만 국민의당은 관련 증언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기자들은 녹취록의 존재 여부와 함께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 국민의당에 재차 요청했지만 녹취록은 존재하지만 공개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익명의 제보자가 아닌 직접 증언으로 나선 ‘유일한’ 인물도 문준용씨 특혜 채용 의혹을 확신할 수 없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지난 4월 26일 국민의당은 고용정보원이 문준용씨 특혜 채용을 무마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변칙 인사를 했다면서 강재우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강씨는 2006년 12월 말경 고용정보원의 정규직 직원 전환 채용에 응시했지만 재계약이 연장되지 않았다. 강씨는 문재인 후보의 아들이 낙하산으로 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자신을 포함한 14명이 재계약 연장에 실패하고 문준용씨가 채용되자 강씨는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고용정보원이 복직을 제안하면서 문씨 채용과 관련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비밀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 강씨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강씨는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있느냐는 지적에 “추정일 수밖에 없고 증빙자료가 없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지난 대선기간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입사 의혹 제보가 조작되었다고 공식 사과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지난 대선기간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입사 의혹 제보가 조작되었다고 공식 사과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하이라이트는 이번에 조작으로 드러난 미국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 동료A의 양심선언이라며 공개한 증언이었다. 김인원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은 5일 관련 증언을 공개하고 이틀이 지난 7일 “문준용씨가 직접 언론에 나서 자신이 그런 말을 했는지 여부를 밝히면 깨끗이 끝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음성이 변조돼 녹취록의 진위 파악이 불가능하다는 점, 제보자의 신원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근거 없는 주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국민의당은 문준용씨의 입장 표명을 집요하게 요구했다.

혹여나 문씨가 대선 막판 해명성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언론에 노출됐다면 국민의당의 특혜 채용 의혹 프레임 안에서 허우적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국민의당은 마지막 카드로 A씨 증언을 공개하면서 문씨의 언론 노출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인원 부단장은 증언 녹취록의 신빙성과 관련해 “증언자가 육성 공개에 동의했던 점을 볼 때 그 진실성을 더욱 담보한다”고 말했다. 적어도 김인원 부단장은 증언 공개 직전까지 ‘증언자’와 채널을 통해 접촉했고, 허위증언 여부를 확인할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보여 조사가 불가피하다.

권재철 전 원장과 민주당이 고소 고발한 다른 내용도 조만간 결과가 나올 예정이어서 ‘복수의 제보자’와 관련한 또 다른 폭탄급 내용이 나올 가능성도 남아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가 증언 조작은 알지 못했다면서 특검을 통해 문준용씨 특혜 채용 의혹도 재조사하자는 것에 대해서도 물타기라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A씨가 문준용씨 파슨스대 동료라며 주장한 내용에 대해 “허위 날조하고 있다. 제 말이 허위이면 저도 같이 고발하라”고 했던 문씨의 친구 오민혁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비교할 수 없는 정보력, 최고의 수많은 경험, 정치계의 살아있는 전설, 곧 앞둔 정치 십단, 대한민국 큰 어론, 대정치인이 박지원이 의원님이 가짜인 걸 모르셨다면”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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