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자회사 전환을 앞둔 한 SK브로드밴드 고객센터가 지난해 인터넷 설치기사 추락사 사고 책임자로 지목된 인사를 센터장으로 승진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의정부센터 홍아무개 전 본부장은 지난 20일경 센터장으로 승진했다. 오는 7월1일, SK브로드밴드와 위탁계약을 맺던 협력업체에서 자회사 ‘홈앤서비스’로의 전환을 앞두고 추진된 인사 조치다.

▲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조(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는 2016년 11월23일 오전 서울 중구 SK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험을 외주화하는 다단계하도급 구조를 전면 폐지하고 무분별한 실적압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손가영 기자
▲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조(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는 2016년 11월23일 오전 서울 중구 SK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험을 외주화하는 다단계하도급 구조를 전면 폐지하고 무분별한 실적압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손가영 기자

이를 두고 센터 내부에서는 ‘부적절 인사’ 논란이 나오고 있다. 센터가 지난해 9월27일 발생한 인터넷 설치기사 추락사에 대해 내부 임원의 책임을 묻지 않은 데다 책임자로 지목된 임원을 첫 자회사 센터장으로 승진시켰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27일 SK브로드밴드 의정부센터 인터넷 설치기사가 비 오는 날 전신위 위에서 작업을 하다 추락해 하루 만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는 ‘사고 당일 비가 내렸음에도 센터팀장(홍 본부장 지칭)이 실적을 압박하면서 결국 사고가 발생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홍 본부장은 당일 오전 주관한 회의에서 ‘일이 많이 밀려 있다. 다 처리하라’며 실적을 압박했다. 우천 시 전신주 작업 지시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반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37조는 사업주가 비·눈·바람 등의 기상상태에서 노동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 SK브로드밴드 의정부센터 관계자는 “사고 후 센터 내부에서는 공식적인 사과나 관련 책임자 징계 등의 수습이 추진된 적이 없다”면서 “사고 당일도 그렇고 홍 본부장은 고압적인 업무 지시, 실적 압박, 폭언 문제로 내부에 알려진 사람인데 센터장으로 승격 돼 센터 분위기가 안 좋다”고 말했다.

자회사 전환을 앞둔 시점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고용 승계 등을 협의하며 (SK브로드밴드 측에) 관리자도 적격성 여부를 심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자회사로 전환된다지만 표면만 바뀌지 달라지는 게 없다고 느끼는 기사들이 많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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