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지부장 이주영)가 언론노조 발표 ‘언론부역자 명단’에 포함된 박노황 사장을 포함해 경영진 퇴진을 결의했다.

연합뉴스지부는 23일 서울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연합뉴스 바로세우기 결의대회’를 열고 편집권 독립 침해로 공정보도 시스템을 훼손하고 부당해고, 보복성 지방 발령 등 인사 전횡을 휘두른 박노황 사장과 경영진을 규탄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주영 지부장은 “2015년 국기게양식이라는 정권을 향한 애국 코스프레로 임기를 시작한 박 사장은 103일간의 공정보도 쟁취 파업을 비웃고 해사 행위로 매도했다”며 “편집권 독립제도를 폐지하고 구성원들에게 ‘기레기’라는 멍에를 씌우면서 차별적 임금제도로 조직을 갈라놓았다"고 비판했다.

▲ 이주영 언론노조 연합뉴스 지부장(가운데)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이주영 언론노조 연합뉴스 지부장(가운데)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박노황 연합뉴스·연합TV 사장(맨 오른쪽)이 지난 2015년 3월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국기게양식은 박 사장의 취임 직후 일정으로 지나친 ‘애국 코드 맞추기’라는 안팎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박노황 연합뉴스·연합TV 사장(맨 오른쪽)이 지난 2015년 3월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국기게양식은 박 사장의 취임 직후 일정으로 지나친 ‘애국 코드 맞추기’라는 안팎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이 지부장은 “박노황 경영진이 무너뜨린 연합뉴스를 바로세우기 위해 우리는 다시 이 자리에 섰다”며 “이 투쟁은 박노황 경영진을 몰아내는 것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국민이 아니라 정권 눈치만 살피는 사람이 연합뉴스 사장에 되지 못하도록 제도 개혁까지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지부는 6년차(33기) 기자들이 대표로 집필한 결의문에서 “지난 2년간 연합뉴스에서 '공정보도'라는 원칙은 무시됐고 권력이 불편해할 만한 기사는 박 사장과 경영진의 손에 난도질당했다”며 “이들이 재단한 기사에 합리적 비판은 없었다. 자신들의 언행을 합리화하려고 국가기간통신사라는 지위를 구실로 내세웠지만 연합뉴스는 그 지위에 걸맞은 역할에도 충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23일 정오께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연합뉴스 33기 기자들이 결의문을 읽고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3일 정오께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연합뉴스 33기 기자들이 결의문을 읽고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3일 정오께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참석한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 조합원들이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3일 정오께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참석한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 조합원들이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3일 정오께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참석한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 조합원들이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3일 정오께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참석한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 조합원들이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연합뉴스지부는 “국민은 '정권의 나팔수'라고 손가락질했다. 그 조롱은 한여름 땀에 절어 현장을 누비고, 한겨울에 손이 곱은 채로 한 자 한 자 기사를 쓰고, 그 기사가 데스크의 손에서 어떻게 바뀔까 노심초사했던 현장 기자들에게 향했다”며 “보이지 않는 바이라인(기자 이름)에 숨은 데스킹이 남긴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정권에서 연합뉴스는 언론인으로선 불행한 일터였다. 회사를 비판한 직원들은 지방으로 전보되고 승진도 못한 채 쫓겨났다.

연합뉴스지부는 “후배들을 쥐어짜 나온 성과를 제 것으로 포장한 사람이, 어려움에 처한 동료를 외면한 사람이, 국정농단 세력의 근처에 어른거렸던 사람이 탄탄대로를 달렸다”면서 “경영진의 손에서 연합뉴스는 사리사욕의 도구였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가 경영의 기준이었고 정권에 잘 보여 한 자리 해보려 하고, 차기 사장 자리에 혈안이 돼 있다는 사람들의 소문이 파다했다”고 비판했다.

▲ 결의대회를 마친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 조합원들이 경영진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결의대회를 마친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 조합원들이 경영진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앞서 언론노조가 발표한 언론부역자 1차 명단에는 박노황 연합뉴스 사장이 포함됐고, 3차 명단에도 이홍기 전무 겸 경영지원담당 상무와 조복래 콘텐츠융합 상무, 이창섭 미래전략실장 등 3명이 포함됐다. [관련기사 : 언론노조 3차 언론부역자 41명 명단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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