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이화여대에 부정입학하고 학점특혜를 받은 사건과 관련해 최씨를 포함해 이화여대 교수 9명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12월부터 ‘국정농단’ 사태가 시작된 이후 최순실씨에 대한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순실 ‘이대 비리’ 징역 3년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김수정 부장판사)는 23일 업무방해·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에게는 징역 2년, 남궁곤 전 입학처장에게는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류철균 교수와 이인성 교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이원준 교수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2년, 이경옥 교수는 벌금 800만원,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는 벌금 4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누구든지 공평한 기회를 부여받고, 누구든지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면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얻으리라는 믿음 대신 ‘빽’도 능력이라는 냉소가 사실일지 모른다는 의구심마저 우리 사회에 생기게 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씨에게 3년을 선고하며 “자녀가 체육특기자로 성공하기 위해선 법과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무조건 배려받아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했다”며 “비뚤어진 모정은 결국 자신이 그렇게 아끼는 자녀마저 공범으로 전락시켰다”고 밝혔다. 최씨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 경향신문 1면 기사 갈무리
▲ 경향신문 1면 기사 갈무리
또한 재판부는 최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 최경희 전 총장 등이 정유라씨를 이화여대에 합격시키려는 같은 의사를 가지고 순차적으로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차관은 정씨를 합격시켜달라는 최씨의 부탁을 김 전 학장에게 전달했고, 김 전 학장은 이후 ‘정씨가 면접을 잘 봤다’고 알려주는 등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김 전 학장은 정씨의 합격 사실도 최종 발표일 전에 알려줬다.

남궁 전 처장 역시 최 전 총장에게 정씨가 ‘사회 유력인사’라는 보고를 했으며 체육특기자 전형 과정에서 계속 주시하면서 서류평가 결과를 파악했다는 공모관계가 인정됐다.

이어 재판부는 학점 특혜 혐의에 대해서는 최씨가 요청했고 최 전 총장은 친한 사이인 이인성 교수에게, 김 전 학장은 휘하에 있는 이원준 교수 등에게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씨 역시 청담고 재학 중 봉사활동 서류를 허위로 제출하고(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김 전 학장이 학점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한(업무방해) 혐의 등에서 공모를 한 것으로 인정했다. 다만 이화여대 입학 부분에 대해서는 “정씨가 공모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화여대 사건은 복잡하지 않아 지난 2월 말 특검이 재판에 넘긴 지 4개월 만에 1심 선고가 나온 것이다. 다른 재판들은 오는 10월은 돼야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르·K스포츠 재단 강제모금 혐의(직권남용·강요) 재판은 공범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뒤늦게 기소돼 최씨에 대한 선고가 연기됐다.

김상조 “4대 그룹, 자발적 변화 나서달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4대 그룹 최고경영자와 만난 자리에서 “기업인들 스스로 선제적인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고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하며 “앞으로 일감 몰아주기 등과 관련해 개별그룹·기업과 만나는 자리를 자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3일 오후 2시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최고경영자와 만났다. 한겨레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장이 4대 그룹 경영진만 별도로 만남의 자리를 가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향후 4대 그룹 중심의 재벌개혁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 한겨레 1면 기사 갈무리.
▲ 한겨레 1면 기사 갈무리.
김 위원장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에게 “오늘 4대그룹 기업인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민주화의 내용과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드렸다”며 “자발적 변화에 나서달라고 요청드렸다”고 말했다.

또한 “대기업, 특히 소수의 상위 그룹들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는데 다수 국민의 삶은 오히려 팍팍해진 것은 뭔가 큰 문제가 있다. 기업도 되돌아보아야 할 대목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조중동, 문재인 ‘사드 발언’ 일제히 비판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2일 로이터통신 인터뷰가 국회에서 정치 쟁점화 됐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 당시 “(한·미 정부 사이에) 사드 발사대 1기를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에 배치하기로 합의했는데 어떤 연유에선지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23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이 발언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경대수 의원은 “지난해 국방부는 사드를 (2017년) 연내 (완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사드 1기라고 하면 레이더 1기와 발사대 6기를 모두 포함한 한 세트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정현 의원도 “사드 배치와 관련된 모든 사항은 당초 한·미 양측이 합의해 발표하기로 돼 있었는데 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모든 것을 공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괌에 배치된 사드 1개 포대에는 발사대가 2기”라며 “사드 1개 포대라고 해도 발사대가 2기가 될 수도 있고 6기가 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또한 “북한의 핵 미사일이 아니라 우리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사드 배치가 앞당겨졌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도 해야 하고 시설 공사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중앙일보 1면 기사 갈무리.
▲ 중앙일보 1면 기사 갈무리.
논란이 이어지자 청와대는 23일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해 추가 설명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방부의 사드 추가반입 보고누락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드 배치 규모와 일정이 두어 차례 바뀌게 됐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당초 계획은 2017년 1기, 2018년 5기의 발사대를 배치한다는 것이었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을 재확인 했다.

이어 청와대 관계자는 “왜 초기에는 그러게 합의가 됐고 중간에는 수정이 돼 사드 발사대 2기가 먼저 배치되고 대선 전 급하게 4기가 반입됐는지는 진상 조사결과가 나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앙일보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우리는 이 모든 과정에 있어 한국 정부와 긴밀하고 전적으로 투명하게 협의해왔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조선과 중앙, 동아 등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재차 꺼내고 나선 사드 논란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발언의 부적절함을 비판하고 나서는 한편, 국내 일각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반대 집회를 여는 것 또한 한미 간 사드 논란을 부추긴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며 “대통령은 정부의 정책 과정을 낱낱이 파악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그런 대통령이 정부 내의 일에 대해 ‘알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역시 사설에서 “설사 문 대통령의 주장대로라고 하더라도 이 시점에서 사드 논란의 재연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이런 사안을 대통령이 ‘사드 보고 누락’ 사건에 대한 공식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외국 언론에 공개하는 게 옳은 선택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대규모 사드 반대 시위가 열리는 것에 대해서도 “거듭되는 사드 논란이 이들을 더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사드한국배치저지국민행동이 오늘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사드 반대 집회를 연 뒤 광화문 미국대사관까지 거리 행진을 할 예정”이라며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전국행동의 시위대가 앞서 서울광장에서 총력결의대회를 여는 철도노조와 합세하면 참가자가 1만 명을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제법과 국내법으로 보호받는 미대사관이 사드 반대 시위대에 둘러싸인다면 무엇보다 다음 주 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외교적 부담이 될 것”이라며 “사드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주한미군을 지키고 나아가 우리 국민을 지켜주는 방어무기라는 자명한 사실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직접 현무-2 탄도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직접 참관했다. 북한을 향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충남 안흥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현무-2 미사일의 시험 발사가 성공하는 장면을 지켜보며 “우리 군이 충분한 미사일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국민께 알려 안심시켜 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국민도 우리 미사일 능력이 북한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든든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오늘로 3만호 발행 “독자 여러분께 감사”

조선일보가 24일자 신문으로 3만호 발행을 달성했다. 한국 언론 중 3만호를 낸 첫 신문으로 기록됐다. 조선일보는 1920년 3월5일 제1호를 낸 이후 97년동안 신문을 발행해왔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1면에서 “벅찬 감회 속 자축(自祝)에 앞서 오늘을 있게 해주신 독자여러분에게 머리숙여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3만호 특집면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유료부수 100만부가 넘는 유일한 신문이라는 점과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조선일보는 가장 독자가 많은 신문이며 유용성과 분석력, 사설·칼럼 선호도 등 각 부문에서 선두에 올랐다고 밝혔다. 일반 독자 대상의 ‘신문 이미지 평가조사’에서도 영향력과 신뢰도 등 모든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자평했다.

▲ 조선일보 1면 기사 갈무리.
▲ 조선일보 1면 기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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