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저널리즘’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고대영 KBS 사장이 퇴진해야 한다는 KBS 기자들의 목소리가 결집되고 있다.

KBS 기자협회가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소속 기자들을 상대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 10명 가운데 9명은 ‘고대영 체제 하에서 KBS 저널리즘이 무너졌다’고 판단했고 8명 이상은 고 사장 퇴진 등 인사 쇄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기자협회 소속 560명 가운데 367명(투표율 65.5%)이 참여·응답했다. 평기자뿐 아니라 팀장 51명 가운데 28명이, 부장 이상 인사 48명 가운데 19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KBS 기자협회는 21일 KBS 기자협회보를 통해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주요 문항별 응답률을 보면 ‘고 사장 체제 하에서 KBS 저널리즘이 무너졌느냐’는 질의에 응답자 가운데 90.46%(332명)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76.29%(280명)는 KBS 저널리즘 붕괴로 인한 폐해로 ‘기계적 균형을 가장한 불공정·편파 보도로 인한 시청률, 신뢰도, 영향력 등 추락’을 꼽았다.

저널리즘 붕괴 원인에 대해선 응답자 가운데 45.5%(167명)가 ‘국장과 부장 등 보도본부 간부들의 맹종’을 꼽았고, 43.32%(159명)가 ‘정치 권력의 외압과 사장 등 경영진의 내부 통제’를 들었다.

‘취재 보도 자율성을 침해받은 사례를 직접 또는 간접으로 경험한 일이 있느냐’는 문항에서는 응답자 가운데 70.03%(257명)가 ‘그렇다’고 했고 17.71%(65명)만이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 21일자 KBS 기자협회보.
▲ 21일자 KBS 기자협회보.
KBS 기자들의 자기 검열 수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윗사람에게 직언하면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낀 적 있느냐’는 문항에서 응답자 가운데 86.37%(317명)가 ‘그렇다’(‘매우 그렇다’+‘그렇다’)고 밝혔다.

KBS 저널리즘 회복 과제로 KBS 기자들은 고 사장 퇴진을 꼽았다. 응답자 가운데 56.95%(209명)가 ‘고대영 사장 퇴진’을 꼽았고, 26.98%(99명)가 ‘보도본부 고위 간부 퇴진 등 인적 쇄신’이라고 응답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시민사회가 ‘적폐 인사 청산’을 공영언론 정상화 우선 과제로 꼽은 것과 맥이 닿아 있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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