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전 본부장은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그룹 뇌물공여 국정농단’ 사건 제31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합병) 찬성 취지의 말이 아니었고 그런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 내 투자위원회가 열렸던 2015년 7월10일 한아무개 주식운용실장은 회의 휴정시간에 화장실에서 마주친 홍 전 본부장이 ’합병을 찬성하면 삼성 편 들어주기가 될 거고, 반대하면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편을 들어준다고 이완용 같은 매국노로 몰아세우지 않겠느냐‘ ’잘 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7월10일은 투자위원회가 안건을 의결권 전문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삼성물산 합병건에 찬성을 결의한 날이다.
조아무개 리스크관리센터장은 특검 조사에서 7월10일 투자위원회를 앞두고 홍 전 본부장의 호출로 간 자리에서 홍 전 본부장이 ‘가급적 긍정적인 검토가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홍 전 본부장은 이에 대해서도 긍정 검토를 지시한 취지가 아니라 “관련 논의가 너무 길어지고 (부정적인 주장에) 발언이 독점되는 듯한 게 있어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긍정적인 면도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온 적 있다”고 해명했다.
이아무개 해외증권실장은 홍 전 본부장이 투자위 개최 이틀 전인 7월8일 자신을 불러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는데 사람이 겸손하고 재벌 아들 같지 않더라’ ‘합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찬성으로 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취지로 말을 했다고 특검에 밝혔다. 이 실장은 “본부장 말에서 찬성으로 결론내리는 게 맞다는 톤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홍 전 본부장은 재판부가 “증인 답변이 모호하다”며 재차 “의결권 행사 관련해서 투자위원들에게 뭐라고 말했단 것이냐”고 묻자 ‘찬성을 요구하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