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이 서울시 서소문에 위치한 집무실 이전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집무실은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사용하던 곳이다. 

중앙미디어그룹과 삼성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홍 전 회장은 그간 사용해왔던 삼성생명일보빌딩 21층에 위치한 집무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3월부터 (집무실 이전) 이야기가 돌았다”고 말했다. 

해당 집무실은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사용하던 곳으로 상징성이 강한 장소다. 중앙일보와 JTBC가 각각 본사를 이전한 이후에도 홍 전 회장은 여전히 삼성생명일보빌딩 21층 집무실을 사용해왔다. 이 장소는 홍 전 회장이 2013년 삼성코닝 주식을 전부 매각한 이후에도 삼성과 중앙일보와의 협력적 관계를 드러내는 상징적 장소였다. 

▲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사진=중앙일보 제공
▲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사진=중앙일보 제공
삼성생명일보빌딩은 애초 중앙일보 소유였다가 외환위기 당시 중앙일보가 삼성생명에 건물을 팔았고 이후 다시 중앙일보가 건물을 임대해서 사용했다. 이후 중앙일보는 근처에 위치한 현재 본사로 이전했고 JTBC는 상암동으로 이전했다. 현재 이 건물에는 지하1층 JTBC스튜디오만 남아있다. 

중앙미디어그룹 관계자는 “삼성에서 다른 곳에 임대 주기는 조금 그렇고 해서 가족 관계인 홍 전 회장이 사용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장직을 그만두셨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무실 이전 배경에 삼성과의 갈등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홍 전 회장의 조카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그룹과 중앙일보·JTBC의 사이가 틀어졌기 때문에 급기야 사무실까지 이전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홍 전 회장이 물러났을 당시에도 홍씨 일가와 이씨 일가의 갈등설이 나왔다. 중앙일보· JTBC의 보도에 분노한 이 부회장이 외가에 서운함을 느껴 모친인 홍라희 전 관장과 갈등을 겪었고 이 때문에 홍 전 관장과 홍 전 회장이 줄줄이 직에서 물러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앙미디어그룹 관계자는 “(홍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기 때문일 수도 있고 삼성과의 갈등 때문일 수도 있고 복합적일 것”이라고 말했고, 삼성그룹 관계자는 “회장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사무실 이전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삼성과의 갈등 때문에 집무실을 빼게 됐다는 소문이 한 때 파다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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