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이 서울시 서소문에 위치한 집무실 이전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집무실은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사용하던 곳이다.
중앙미디어그룹과 삼성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홍 전 회장은 그간 사용해왔던 삼성생명일보빌딩 21층에 위치한 집무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3월부터 (집무실 이전) 이야기가 돌았다”고 말했다.
해당 집무실은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사용하던 곳으로 상징성이 강한 장소다. 중앙일보와 JTBC가 각각 본사를 이전한 이후에도 홍 전 회장은 여전히 삼성생명일보빌딩 21층 집무실을 사용해왔다. 이 장소는 홍 전 회장이 2013년 삼성코닝 주식을 전부 매각한 이후에도 삼성과 중앙일보와의 협력적 관계를 드러내는 상징적 장소였다.
삼성생명일보빌딩은 애초 중앙일보 소유였다가 외환위기 당시 중앙일보가 삼성생명에 건물을 팔았고 이후 다시 중앙일보가 건물을 임대해서 사용했다. 이후 중앙일보는 근처에 위치한 현재 본사로 이전했고 JTBC는 상암동으로 이전했다. 현재 이 건물에는 지하1층 JTBC스튜디오만 남아있다.
중앙미디어그룹 관계자는 “삼성에서 다른 곳에 임대 주기는 조금 그렇고 해서 가족 관계인 홍 전 회장이 사용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장직을 그만두셨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무실 이전 배경에 삼성과의 갈등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홍 전 회장의 조카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그룹과 중앙일보·JTBC의 사이가 틀어졌기 때문에 급기야 사무실까지 이전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홍 전 회장이 물러났을 당시에도 홍씨 일가와 이씨 일가의 갈등설이 나왔다. 중앙일보· JTBC의 보도에 분노한 이 부회장이 외가에 서운함을 느껴 모친인 홍라희 전 관장과 갈등을 겪었고 이 때문에 홍 전 관장과 홍 전 회장이 줄줄이 직에서 물러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앙미디어그룹 관계자는 “(홍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기 때문일 수도 있고 삼성과의 갈등 때문일 수도 있고 복합적일 것”이라고 말했고, 삼성그룹 관계자는 “회장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사무실 이전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삼성과의 갈등 때문에 집무실을 빼게 됐다는 소문이 한 때 파다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