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유화와 정리해고에 맞서 싸우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유진영)가 방송정상화를 위한 희망자전거 대장정을 마친 16일 투쟁 결의대회를 가졌다. 지난 5일 OBS 해직언론인들이 중심이 돼 방송권역인 41개 시군구 경인지역을 자전거로 순례하며 시청자들을 직접만나는 일정이었다. OBS(대표 최동호)는 올 초 13명을 정리해고했고, 9명에게 자택대기발령을 내렸다.

이날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OBS 본사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 참석한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빨리 끝나야 할 투쟁이 다음주에는 100일이 된다”며 “새 정부는 일자리위원회를 노동문제를 풀기 위해 노동계와 머리를 맞대고 있는데 OBS는 시대를 거슬러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OBS희망조합지부는 천막농성 94일을 맞았다. 지난 3월5일 새벽 4시경 OBS 사옥 외벽에 설치한 현수막 6개를 사측이 기습 철거했고 천막철거를 요구했다. OBS지부는 같은달 14일 다시 사옥 앞에 농성장을 설치했다. OBS지부는 조합원들이 조를 짜 교대로 천막을 지키며 ‘정리해고 철회’ 릴레이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 16일 경기도 부천 OBS 본사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는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OBS 조합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장슬기 기자
▲ 16일 경기도 부천 OBS 본사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는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OBS 조합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장슬기 기자

김 위원장은 “(OBS 대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 한 언론인터뷰를 보면 그의 노동관을 볼 수 있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일자리를 주는 사람에게 고마워해라’였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사측에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아무 응답없이 마구잡이로 달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OBS 사측이 추가 대기발령·외주화 추진 등으로 노동자들을 겁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계양을)도 참석해 OBS가 방송정상화를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진작 왔어야 하는데 죄송하다”며 “재허가 연장할 때도 (사측에선) 투자의지가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싶다”고 덧붙였다.

송 의원은 “백승수 영안모자 부회장과 면담하기로 약속했다”며 “여러가지 상의를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13명이나 해고돼 94일째 고생하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과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며 “내각이 구성되고 방통위원장이 선임되면 OBS정상화를 위해 지혜를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OBS투쟁에는 경인지역 많은 단체가 연대하고 있다. 김창곤 민주노총 인천본부장은 “방통위 앞에 가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 제도를 바꾸기 위해 정말 열심히 뛰어다닐 때 사측은 무엇을 했는지 본 적이 없다”며 “1000km 대장정을 통해 OBS의 희망을 읽었다고 본다”고 말한 뒤 “방송정상화를 위한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힘을 보탰다.

▲ 16일 OBS 본사로 도착한 희망자전거 순례단. 사진=전국언론노조
▲ 16일 OBS 본사로 도착한 희망자전거 순례단. 사진=전국언론노조

결의대회가 열린 이날 오전 수원지법이 하이디스테크놀로지의 정리해고가 무효라고 판결했다. 지난 2015년 1월 대주주가 공장폐쇄를 결정하고 3월 생산부문 노동자 79명을 정리해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은 “하이디스에서 기쁜 소식이 있었다”며 “지금도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는 등 오랜 기간 투쟁 끝 승소 소식”이라고 소개한 뒤 “인천본부와 경기본부까지 연대해 싸우는 곳이 별로 없다”며 “OBS도 이길 때까지 싸우자”고 응원했다.

유진영 OBS지부장은 사측이 최근 내놓은 경영계획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5월말 사측이 경영계획을 내놨는데 거기에는 ‘폐업’이란 단어가 있었다”며 “경영계획도 없고, 회생방안도 없고 정리해고를 중심으로 한 폐업을 운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희망자전거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며 의견을 들었다”며 “희망자전거의 뜻은 OBS가 경인지역 시청권을 바로세우고 (구성원의) 생존권이 바로 설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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