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본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에 대해 해명하며 국민에게 사죄를 구했다. 하지만 본인의 잘못으로 학자와 글쓴이로 살아온 인생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강변했다.

안 후보자는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위조한 도장으로 일방적인 혼인신고를 했다가 혼인무효 판결을 받은 과정에 대해 가장 먼저 언급했다.

안 후보자는 “나는 당시 사랑했던 사람과 가족에게 실로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일은 전적으로 나의 잘못”이라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나는 즉시 잘못 깨닫고 후회했고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술회했다.

이어 “후회와 반성을 통해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참된 존중과 사랑이 과연 무엇인가 고민하게 됐다”며 “이 모든 사실은 내 아내도 잘 알고 있다. 젊은 시절 잘못으로 평생 반성하고 사죄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몰래 혼인 의혹 등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몰래 혼인 의혹 등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당시 안 후보자는 혼인무효확인 청구소송 재판에서 “혼인신고를 해버리면 김씨가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사랑하게 되고 혼인도 할 것이라 생각해 상대방 동의 없이 혼인신고를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퇴학당할 처지에 놓인 아들을 위해 학교장에게 편지를 보내 선처를 요구한 일에 대해서도 안 후보자는 “내가 아들의 징계 절차에 개입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안 후보자는 “잘잘못을 떠나 내 아이의 문제는 오랜 기간을 교육자로 살아온 나에게는 가장 아픈 부분”이라며 “학교 측에서 징계절차의 일환으로 학생의 반성문과 함께 부모의 탄원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해 왔기에 부끄럽고 참담한 아비의 심경으로 탄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내 자식은 학칙에 따라 엄정하게 징계하더라도 상대방 학생에 대해서는 최대한 선처를 바란다고 썼다”고 밝혔다.

‘여성관’ 논란이 제기된 저서 등에 대해서는 “어떤 글에서도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으며 나 역시 한 사람의 남성으로서 남성의 본질과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같은 남성들에게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내 자신의 잘못에 더해 자식 문제까지 말씀드리게 돼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다. 국민 여러분과 나를 아껴주시고 기대를 걸어준 많은 분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그러나 학자로서, 글 쓰는 이로서 살아온 내 인생이 전면적으로 부정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자는 “청문회에서내 칠십 평생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주시기 바란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국민의 여망인 검찰 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안 후보자에 대한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안경환 후보자는 거의 도착 수준이라 해도 과언 아닌 이상한 성 관념을 갖고 있다”며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불법혼인신고 전력 등 정의당과 문빠(문재인 지지자)도 비토했다. 역대 최악의 법무장관 후보자로 당장 국민에게 사죄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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