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관을 두고 논란이 불거진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여성계의 반응이 잠잠하다. 여성단체들은 향후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 중이거나 입장을 밝힐 예정이 없다고 전했다. 

15일 현재까지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여성관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여성단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자유한국당은 여성단체들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 14일 “성평등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목소리를 높이던 민주당 여성의원들과 여성 단체들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며 “지난 9일 ‘유리천장을 깨는 성평등 시대정신을 실현하자’며 강경화 후보자 지지에 한 목소리를 내며, 국민의당을 찾아서 인준을 촉구하던 그들의 강단과 결기는 어디 갔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탁현민 전 성공외대 겸임교수에 대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달 30일 “2007년 출간한 ‘남자 마음 설명서’에서 여성을 여러 유형으로 분류해 철저하게 대상화, 비하, 혐오”했다며 인사검증 기준에 성평등 관점을 강화하라는 비판도 제기한 바 있다. 

▲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택 앞에서 취재진에 소감을 밝히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택 앞에서 취재진에 소감을 밝히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미디어오늘과 통화한 여성단체 관계자들은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대응 방향을 현재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안경환 후보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보는 건 아니지만 성명 등을 통해 입장을 밝히는 것보다 인사검증 과정에서 젠더 의식을 갖지 못한 사람이 걸러지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중심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책 문구 하나하나를 짚으며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보다 검증 시스템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야당의 반응은 정치적인 주장이다. (여성단체들이) 성차별적인 발언을 했던 다른 인물들에 대해서도 이미 비판한 적이 있고, 정작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발언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단체 관계자도 “어떤 이슈가 발생하면 논의가 필요해 바로바로 대응을 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전반적으로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부 사정상 문제 제기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여성단체도 있었다. 문제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문제라고 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안인지 엄밀히 봐야 하는데 어떻게 발췌됐는지 모르는 상황이므로 일단 책을 살펴보는 성의가 있어야 한다. 현재 하고 있는 사업 때문에 여력이 없어서 문제제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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