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KBS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기수·직군별 성명을 잇따라 발표해온 KBS 구성원들이 다음주부터 ‘출근저지 투쟁’ 등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한다. 오태훈 언론노조 KBS부본부장은 14일 낮 ‘끝장투쟁’ 선포식에서 “고대영 사장은 19일 월요일 아침 출근길부터 단단히 각오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와 KBS노동조합을 비롯해 10개 협회 등 사내 단체는 오는 19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장 출근저지투쟁을 비롯한 본격적인 퇴진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이 14일 KBS 고대영 사장 퇴진 끝장투쟁 선포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이 14일 KBS 고대영 사장 퇴진 끝장투쟁 선포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공영방송 사장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자유한국당 및 일각의 주장을 언급하며 “옳은 소리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공영방송 사장 임기가 보장돼야 하는지부터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권에 휘둘리지 않고 자본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공영방송 사장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지만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은 권력을 위한 방송을 하고 자본에 휘둘려 KBS를 망가뜨렸다”고 주장했다.

KBS 안팎에선 ‘공영방송 적폐청산’을 요구하고 있다. KBS 사내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원의 88%가 고대영 KBS사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리서치뷰가 지난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영방송이 제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답변이 74%로 나타났다. ‘KBS와 MBC 사장과 이사진 거취’에 대해 67%가 ‘공영방송 위상회복을 위해 퇴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암흑시대 9년을 이번 여름이 끝낼 것”이라며 “국민의 신뢰를 잃은 공영방송 KBS와 MBC는 김장겸, 고대영 퇴진을 시작으로 뼈를 깎는 자성과 노력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다시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국 본부장은 “최근 셀카봉을 들고 구성원들이 함께 (김장겸 MBC 사장) 퇴진을 외치니 김장겸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 3위까지 올랐다”면서 “다음주에는 김장겸, 고대영을 함께 포털 검색어 1위에 올렸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이 14일 KBS 고대영 사장 퇴진 끝장투쟁 선포식에서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이 14일 KBS 고대영 사장 퇴진 끝장투쟁 선포식에서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동아일보 해직기자인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이날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평화적인 명예혁명이 진행됐는데, 그 거대한 물결에 반동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언론, 그 중에서도 공영방송”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철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검찰은 개혁되고 있는데, 공영방송의 이인호, 고대영, 김장겸, 고영주 같은 이들은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고 사죄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투쟁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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