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시가 지난 10일 시민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 2사단 100주년 콘서트를 강행하려다 무산된 가운데, 일부 언론이 무산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시민들의 비판을 왜곡해서 보도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MBC와 TV조선은 “미선효순 15주기를 앞두고 예산을 낭비하는 콘서트는 부적절하다”는 시민단체들의 비판을 ‘블랙리스트’, ‘검열’이라고 표현하며 비난했다.
지난 1일 ‘의정부경전철 진실을 요구하는 시민모임’ 등 의정부지역 9개 시민·사회단체는 콘서트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고, 이들 시민단체는 10일 행사 직전까지 의정부체육관 입구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10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예정됐던 콘서트에 인순이, EXID, 오마이걸, 크라잉넛, 산이 등이 초청됐지만 인순이와 크라잉넛만 참석했고 이들도 노래를 부르지않고 사과를 한 채 돌아갔다.
하지만 관련 내용을 12일 보도한 MBC와 TV조선은 시민들이 왜 콘서트를 반대했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시민들이 ‘검열’을 했다고 비난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MBC는 시민단체들의 반대를 ‘새로운 문화 검열이 될 수 있다’는 식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MBC는 해당 리포트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불참을 요구하는 압력이라든지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들, 바로 이런 행위가 문화계의 블랙리스트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라는 이용남 청주대 영화학과 객원교수 말을 인용했다. 비극적 사건의 15주기를 앞두고 예산 낭비가 우려되는 콘서트를 강행하려는 의정부시를 비판한 시민들을 ‘블랙리스트 작성자’로 빗댄 것이다.
TV조선은 같은 프로그램 앵커브리핑에서도 시민단체들의 반대가 부적절하며, 이로 인해 참석하려던 가수들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윤정호 TV조선 뉴스판 앵커는 “참석 가수 소속사엔 협박전화가 걸려오고, 관련 기사엔 악성 댓글들이 쏟아졌다”며 “한 걸그룹 측은 ‘신변과 정신적 피해가 우려돼 취소했다’고 했다”며 출연하려던 가수들의 피해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보고서를 내고 “시민들이 콘서트를 반대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 매우 부실하다”며 “특히 헌법적 권리인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박근혜 정부가 특정 예술가들의 ‘밥줄’을 끊기 위해 정부 차원으로 치밀하게 작성한 블랙리스트에 빗댄 부분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