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황 연합뉴스 사장 퇴진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13일 연합뉴스 34기(2014년 입사자) 9명은 “박노황 사장 등 연합뉴스 경영진은 퇴진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달 23일 막내인 35기 10명이 내놓은 “국가기간통신사 막내 기자로서 반성합니다”로 시작된 기수 성명은 30기(14명), 31기(16명), 32기(23명) 등 5개 기수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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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기는 “그간 우리와 우리의 선후배들은 수습사원 채용을 요구해왔다. 일터인 연합뉴스가 영속하길 바라는 우리들의 상식적인 요구였다”며 “우리와 같은 일을 할 미래의 동료에게 우리와 같은 임금을 줄 것, 이 역시 상식적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공기(公器)로서 역할하지 못한 언론사들의 경영진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나오자 연합뉴스 경영진은 수습사원 채용 등 사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척했다”고 34기는 전했다.

▲ 서울 종로에 위치한 연합뉴스. 사진=이치열 기자
▲ 서울 종로에 위치한 연합뉴스. 사진=이치열 기자

34기는 “그러다가 자신들에 대한 교체요구가 다소 잦아들자 수습사원을 신연봉제로 뽑겠다고 나섰다”며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임금은 훨씬 적게 받는 ‘2등 사원’을 만드는 일, 부조리하고 부도덕한 그 일을 경영진은 강행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체요구를 잠깐 모면하는 도구”였다며 “주인의식이 있다면 할 수 없는 ‘뜨내기 경영진’이어서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보도공정성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34기는 “지금 경영진이 출범한 이후 연합뉴스는 추락을 거듭했다”며 “‘최순실-박근혜게이트’ 등 유사이래 최대라고 불리는 사건들을 부족한 인원으로 대응했는데 언론의 방향을 주도하는 일은 언감생심이었고 다른 매체보다 속보가 ‘1초’ 늦었을까 봐, 다른 매체가 쓴 ‘한 줄’을 빼먹었을까 봐 전전긍긍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편집자들은 ‘문제없는’ 기사를 만든다며 힘빠진 기사에 힘을 더 뺐고, 그러는 사이 ‘빠르고 바른’ 연합뉴스 기사를 기다리는 독자들은 사라졌다”며 “연합뉴스는 새벽까지 시끄럽게 알림이나 보내는 매체로 전락한 지 오래”라고 꼬집었다.

이는 경영진이 책임질 일이라는 주장이다. 34기는 “경영진은 사원들의 동의를 얻어 편집국장을 임명하기보다 편집국장 직무대행을 두는 꼼수를 지금껏 유지했다”며 “진짜 편집국장 없이 직무대행만 있는 기형적 편집국은 기형적 기사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장 기자의 실수를 잡아주고 기사를 살리는 진짜 편집은 사라지고 대신 ‘조회 수 편집증’이 회사에 퍼졌다”고도 했다.

34기는 “이 모든 일의 가장 큰 책임은 경영진에 있다”며 “박노황 사장 등 경영진은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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