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제14민사부가 통일운동단체 ‘Action for one korea’(AOK) 정연진 대표에 대한 인터넷매체 블루투데이의 보도가 악의적이었다며 기사삭제와 함께 1000만 원 배상판결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언론인권센터가 2016년 8월부터 정씨를 대신해 소송을 진행해왔다.

블루투데이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AOK대표 정연진씨와 관련, 2015년 4월부터 10월까지 22건의 기사를 통해 정씨가 소위 ‘종북인사’ 신은미씨를 후원하고 노길남씨와 연대하며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하는 등 종북 세력과 오랜 기간 활동해왔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는 지난 2일 판결문에서 “위민크로스 행사를 정씨가 주도하거나 배후에서 조정했다는 내용, 정씨가 신은미씨를 후원했다는 내용, 노길남씨와 연대활동을 했다는 내용, 북한을 수차례 방문해 다수의 해외 종북 세력과 오랜 기간 활동했다는 내용, 국가정보원 해체 시위를 주도했다는 내용은 허위의 사실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허위 기사는 정씨가 종북 인사라는 허위 사실을 적시하는 방법으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2건의 문제 기사 중 12건은 전체 삭제, 9건은 부분 삭제 판결이 내려졌다. 블루투데이는 극우보수 성향 단체 블루유니온 대표 권유미씨가 운영하는 인터넷매체다.

▲ 고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 중 일부.
▲ 고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 중 일부.
블루유니온은 故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에 등장하는 단체다. 비망록 2014년 10월9일자에 따르면 ‘미시USA – 노길남 해외국익 훼손 불순분자, 인적사항 확인. VISA 거부 등 입국 차단 등 응징 필요, 법무부 출입국 – 국정원 연계’라고 적혀있는데 국정원과 연계해서 노씨 등에 대해 입국거부를 지시하라는 내용으로 읽힌다.

다음날인 10일 블루유니온은 노길남씨 등에 대한 입국거부청원서를 제출했다. 10일자 비망록에는 “블루유니온 – 입국거부 청원서 법무부 제출 – 미시USA”라고 적혔다. 비망록 행간을 따라가 보면 국가정보원과 블루유니온이 밀접한 관계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블루투데이는 국정원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온 매체라는 의혹을 받기 충분하다.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는 “블루투데이와 블루유니온의 사무실 주소가 똑같다”고 전하며 “소송을 진행 도중에 이 매체가 어떤 자금으로 운영되는지 궁금했다”고 전했다. 이어 “블루투데이는 주장에 비해 근거가 너무 부족해 피해자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며 “사실 확인 없이 종북몰이 확산을 위해 기사를 쓴다면 언론이 아닌 사회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블루투데이는 앞서 지난해 8월 재미교포 린다 이씨가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도 100만원 배상판결을 받았다. 이씨 등 미시USA회원이 참여했던 세월호 관련 시위를 두고 “미시USA 주도인사들은 종북성향 구성원들로 활동하며 반정부시위를 이끌어왔다”고 보도한 결과였다. 지난해 10월에는 미주희망연대 또한 종북단체로 보도했다가 300만원 배상판결을 받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