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을 한다고 김장겸 사장님이 나갈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쓸 때도 출판이 될까 생각해본 적 없었다. 마찬가지로 저는 오늘부터 회사에 출근해 사장님을 위해 충심으로 말씀 드리고 싶다. 사장님이 나가시는 그날까지.”
‘논스톱’, ‘내조의 여왕’ 연출자라는 수식어보다 최근 38쇄를 찍은 베스트셀러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의 저자로 더 유명해진 김민식 MBC 드라마PD가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출신의 동시통역사이기도 한 김 PD는 지난 2일 페이스북 라이브영상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PD가 영어공부법 책을 썼냐고 물어봤다. 그냥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글을 올려봤다. 지금 이 순간 쓰고 싶은 걸 쓰다가 책이 됐다. 지금 내 꿈은 MBC사장이 나가는 것이다. 퇴진을 원한다. 이 때 난 뭘 해야 할까.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는 것이다.”
김민식 PD는 2012년 김재철 퇴진을 위한 170일 파업당시 편제부위원장을 맡아 ‘MBC프리덤’이란 파업영상을 연출하며 파업콘텐츠의 새 역사를 열었다. 그는 각종 파업 프로그램 총연출을 맡으며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 김재철 경영진에게 ‘제대로’ 찍혔고, 오랜 기간 드라마 연출 현장에서 떠나야 했다.
김 PD는 5일 통화에서 “다들 무기력한 것 같다. 진보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보면서 MBC는 정말 망했구나, 이제는 (MBC정상화를) 아예 신경도 안 쓰는구나 싶었다.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현재 김 PD에게 경위서를 요구한 상황이다. 김 PD는 “즐겁게 가보겠다”며 수화기 너머로 웃어보였다. 그 누구보다 자유를 갈망하는 한 PD의 외침이 상암동 사옥 전역으로 옮겨붙을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