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을 한다고 김장겸 사장님이 나갈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쓸 때도 출판이 될까 생각해본 적 없었다. 마찬가지로 저는 오늘부터 회사에 출근해 사장님을 위해 충심으로 말씀 드리고 싶다. 사장님이 나가시는 그날까지.”

‘논스톱’, ‘내조의 여왕’ 연출자라는 수식어보다 최근 38쇄를 찍은 베스트셀러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의 저자로 더 유명해진 김민식 MBC 드라마PD가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출신의 동시통역사이기도 한 김 PD는 지난 2일 페이스북 라이브영상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PD가 영어공부법 책을 썼냐고 물어봤다. 그냥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글을 올려봤다. 지금 이 순간 쓰고 싶은 걸 쓰다가 책이 됐다. 지금 내 꿈은 MBC사장이 나가는 것이다. 퇴진을 원한다. 이 때 난 뭘 해야 할까.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는 것이다.”



▲ 지난 2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김장겸 MBC사장 퇴진을 외친 김민식 MBC 드라마PD.
▲ 지난 2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김장겸 MBC사장 퇴진을 외친 김민식 MBC 드라마PD.
김민식 PD는 약 3분10초간의 해당 라이브영상에서 수차례나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이 샤우팅 장면은 서울 상암동 MBC사옥 내부 한 가운데서 촬영됐다. 갑자기 끌려 나가지는 않을까 보는 사람의 가슴까지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던 영상의 조회 수는 3일만에 2만회를 넘겼다.

김민식 PD는 2012년 김재철 퇴진을 위한 170일 파업당시 편제부위원장을 맡아 ‘MBC프리덤’이란 파업영상을 연출하며 파업콘텐츠의 새 역사를 열었다. 그는 각종 파업 프로그램 총연출을 맡으며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 김재철 경영진에게 ‘제대로’ 찍혔고, 오랜 기간 드라마 연출 현장에서 떠나야 했다.

김 PD는 5일 통화에서 “다들 무기력한 것 같다. 진보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보면서 MBC는 정말 망했구나, 이제는 (MBC정상화를) 아예 신경도 안 쓰는구나 싶었다.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현재 김 PD에게 경위서를 요구한 상황이다. 김 PD는 “즐겁게 가보겠다”며 수화기 너머로 웃어보였다. 그 누구보다 자유를 갈망하는 한 PD의 외침이 상암동 사옥 전역으로 옮겨붙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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