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이 새 드라마 ‘아르곤’에서 탐사보도부의 기자를 다룬다. 탐사보도 팀장 역할로 배우 김주혁이, 계약직 기자역은 배우 천우희가 연기한다. 9월 첫 방영되는 ‘아르곤’이 ‘현실 기자’들의 공감을 얻으려면 어떤 요소를 조심하는 게 좋을까.

1. 비슷비슷한 포맷

tvN ‘아르곤’은 탐사보도팀장이자 앵커, 기자인 ‘김백진’(김주혁 분)이 계약직 직원인 ‘이연화‘(천우희 분)를 가르치며 성장하는 것이 이야기 얼개다. ’이연화‘는 계약만료를 3개월 앞두고 탐사보도팀 ‘아르곤’에 배정받게 되는데, 정식기자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얼핏 보면 2015년 11월 개봉한 영화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와 비슷하다. ‘열정같은 소리하고있네’는 스포츠연예 기자 도라희(박보영 분)가 엄격한 팀장인 하재관(정재영)의 지도 아래 단독기사를 보도하면서 정기자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엄격하고 능력있는 남성 데스크 아래 초짜 여성 비정규직 기자가 정기자로 성장하는 스토리는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식상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 9월 방송 예정인 tvN 새 드라마 ‘아르곤’은 김주혁이 탐사보도 팀장으로, 천우희가 계약직 기자로 출연한다. 사진제공=tvN
▲ 9월 방송 예정인 tvN 새 드라마 ‘아르곤’은 김주혁이 탐사보도 팀장으로, 천우희가 계약직 기자로 출연한다. 사진제공=tvN
2. 고용문제의 현실성

영화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도 마찬가지고, ‘아르곤’의 경우 정식기자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비정규직 기자를 다룬다. 아주 특별한 사례를 제외하고는 ‘정규직 기자’를 애초에 예정해둔 인턴기자나 비정규직 기자가 아니라면 단독 기사를 쓰거나 좋은 기사를 발굴했다 하더라고 정규직 기자가 되는 길은 현실에선 요원하다.

물론 아주 없지는 없다. 지난해 조선일보의 조운호 객원기자는 검찰 조사를 받으며 ‘팔짱 낀 우병우’를 찍어 정기자가 됐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가 묘사하는 것처럼 단독 기사 한두건을 썼다고 정규직 기자로 ‘성장’하지는 않는다.

▲ 영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예고편 화면.
▲ 영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예고편 화면.
3. 연애의 현실성

한국 드라마 특성상 ‘러브라인’은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기자를 소재로 다룬 이야기는 사건의 전말을 중요하게 다루다보면 ‘러브라인’을 부각하는 것이 어색할 때가 있다. 2014년 기자를 소재로 한 드라마 KBS2 ‘힐러’가 대표적이다. 방영 당시 ‘힐러’는 유난히 복잡했던 사건 전말을 드라마에서 다루면서 러브라인이 ‘톤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일간지 한 기자는 “기자를 소재로 다룬 드라마를 보면 항상 연애가 빠지지 않는데, 초년생의 경우 업무강도가 너무 높아서 하던 연애도 끊기기 일쑤”라며 “물론 사내연애나 현장에서 만난 사람끼리 연애하는 경우도 많긴 하지만, 연애 이야기보다 기자들이 쓴 기사의 사건 전말, 사건의 의미 등을 부각하는 드라마나 영화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 영화 ‘스포트라이트’(2015)의 경우 탐사보도 기자들을 다루며 기자들이 취재를 하며 겪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묘사했다. 이렇게 묘사한 취재현장의 경우 연애이야기가 없어도 충분히 흥미진진하다.

▲ SBS 드라마 '피노키오' ⓒSBS
▲ SBS 드라마 '피노키오' ⓒSBS

결국 ‘기자 드라마’의 성공요인은 현실성이다. 2014년 SBS ‘피노키오’의 경우, ‘기자 드라마’는 시청률이 안나온다는 공식을 깬 사례로 꼽힌다. ‘피노키오’가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요인은 직업윤리에 관련한 기자들의 갈등, 고민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취재과정에서 겪는 갈등을 다루고, 언론의 마녀사냥식 보도의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피노키오’의 박혜련 작가는 극을 쓰기 전 3개 언론사 기자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하고, SBS 김성준 앵커와 24시간 연락을 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아르곤’은 현실기자들의 공감을 얻는 드라마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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