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신문사 신뢰도에서 양강 구도를 유지하던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국면에서 조선일보는 하락세, 한겨레는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겨레는 대선기간을 거치며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됐다. 신문사 신뢰도는 한겨레>조선일보>경향신문 순이었다. 미디어오늘은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2015년 1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총 10번의 신문사 신뢰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2015년 11월 첫 번째 조사에서 조선일보와 한겨레는 각각 19.6%와 18.5%로 오차 범위 내 신뢰도를 보였다. 경향신문은 13.8%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2016년 3월 이후 조선일보는 신뢰도 하락세를 보였고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보도가 봇물터진 11월 기준 13%라는 저조한 신뢰도를 나타냈다. 반면 비선실세로 최순실을 처음 거론하고 정유라 이화여대 특혜입학논란을 중점 보도했던 한겨레는 9월 16.9%에서 11월 24.2%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 미디어오늘-에스티아이 신문사 신뢰도 조사 결과. 디자인=안혜나 기자.
▲ 미디어오늘-에스티아이 신문사 신뢰도 조사 결과. 디자인=안혜나 기자.
조선일보는 지난 1월 12.5%, 3월 14%, 5월 11.8%로 작년에 비해 신뢰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는 촛불시민혁명과 정권교체로 나타난 보수진영의 궤멸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1월까지 23.6%를 기록했으나 조기대선국면에 접어든 3월과 5월 각각 18.3%, 16.6%로 신뢰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한겨레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뉴스수용자들 사이에서 한겨레에 대한 불신이 불거진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조기대선국면에서 소위 ‘진보언론’ 혐오 논란이 거세졌다.

10%대 신뢰도를 유지한 경향신문은 유의미한 단독보도들이 있었으나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고 중앙일보는 지난 3월 10.1%를 기록하며 조기대선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신뢰도를 올렸다. 동아일보는 5% 안팎의 신뢰도를 드러내며 조선과 중앙에 명확히 뒤쳐졌다. 동아일보는 국정농단·대선 국면에서 이렇다 할 영향력을 나타내지 못하며 ‘조중동’이란 용어마저 무색하게 만들었다. 한국일보·국민일보·문화일보·서울신문 신뢰도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한편 신문사 신뢰도조사의 경우 신뢰하는 신문사를 묻는 질문에 ‘없다/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이 평균 33.4%로 방송사 신뢰도조사의 ‘없다/모른다’(8.4%)에 비해 매우 높았다. 방송보도에 비해 신문보도는 쉽게 믿지 않는 경향성이 나타난 셈이다. 이는 신문보도가 갖는 정파성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조기대선 국면이었던 3월과 5월 해당 수치는 각각 38.8%와 41.2%로 평균보다 매우 높았다.

미디어오늘이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실시한 10차례의 신뢰도조사 표본 수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본오차 ±3.1%포인트로 동일했다. 조사방법은 구조화된 질문지를 사용한 휴대전화 RDD방식의 ARS여론조사였으며 표본은 비례할당 무작위추출로 산출했다. 조사는 월 말 25일~26일 경 진행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