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방송과 관련한 첫 메시지로 지상파 방송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지상파 UHD 개국 공동 축하쇼에 보낸 축하영상에서 “방송의 사회적 책임을 되돌아봐야 한다”면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지상파 방송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가 매우 높다. 기대에 부응하고 방송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기술, 산업, 조직, 콘텐츠 등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상파 UHD 방송이 제공하는 생생한 현장감이 전국 방방곡곡 집마다 전해지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라며 “방송의 주인인 국민이 신뢰하는 방송, 즐겨보고 향유하는 방송으로 달려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 문재인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 사진=방송협회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 사진=방송협회 제공.

이 같은 ‘사회적 책임’ 발언은 공영방송 개혁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해직 언론노동자 복직 등을 강조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 3월22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MBC가 심하게 무너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명박근혜’ 정권은 공영방송을 장악해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정권의 방송을 만들어 공영방송이 다 망가졌다. 옛날 자랑스러운 MBC 모습이 어디 갔나 생각이 든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상파의 ‘공공성’을 강조한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지상파 방송사 공동 행사에서 지상파의 ‘산업성’에 방점을 찍어온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조적이다. 이는 미디어 정책 방향성의 차이를 드러낸다.

지난해 지상파 개국축하연인 방송의날 행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영상축사를 통해 “우리 방송은 명품 콘텐츠의 생산기지이자 한류전초기지라는 새로운 역할도 부여받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15년 방송의날 행사에서 박 전 대통령은 “우리 방송이 창의와 혁신으로 글로벌시장을 선도하고, 더 큰 사랑을 받도록 정부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EBS의 UHD 추진상황이 지지부진하자 우종범 EBS 사장이 해명을 하고 나서기도 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우 사장은 이날 축하쇼 사전 리셉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KBS와 관계는 아무 문제가 없다. 사옥을 새로 짓고 장비를 들여오고 하느라 (EBS 추진) 시간이 좀 걸렸을 뿐”이라고 밝혔다. EBS는 오는 9월 UHD 도입을 해야 하지만, 준비가 미흡해 내년에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EBS는 30일 보도를 통해 “방송법상 EBS UHD방송의 송신지원은 KBS가 맡도록 했지만 경영 악화를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며 KBS를 정조준했다. 

방송법에 따르면 KBS가 EBS의 송신지원을 하게 된다. KBS는 방송법에서 말하는 지원 대상과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전면적인 UHD 송신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EBS는 TV수신료의 97%를 KBS가 가져가는 데다 HD 송신지원도 KBS가 했던 만큼 이번에도 KBS가 전면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