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을 거치며 방송사 신뢰도에서 JTBC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세월호 참사보도를 통해 신뢰도를 높인 JTBC가 공영방송의 침묵 속에 지난해 방송뉴스에서 국정농단보도를 주도한 결과다. 미디어오늘은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2015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총 여덟 번의 방송사 신뢰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JTBC는 2015년 10월 조사에서 27.8% 신뢰도로 오차범위 내에서 KBS를 앞섰다. 2016년 초 필리버스터 정국과 총선기간을 거치며 KBS와 격차를 벌렸고 최순실 소유의 태블릿PC를 보도한 직후인 10월26일자 조사에선 56.4%라는 높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조사에 비해 두 배 이상 오른 수치였다. 반면 KBS는 13.5%의 신뢰도를 기록해 미디어오늘이 의뢰했던 여덟 차례의 신뢰도 조사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 미디어오늘·에스티아이 방송사 신뢰도 조사결과 추이. 디자인=이우림 기자.
▲ 미디어오늘·에스티아이 방송사 신뢰도 조사결과 추이. 디자인=이우림 기자.
2016년 10월24일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KBS는 12월 조사에서 16.6%, 4월 조사에서 14.8%를 기록하며 공영방송으로서 체면을 구겼다. SBS는 지난해 10월 2.6%로 충격적인 신뢰도 하락폭을 나타냈으나 그해 12월 뉴스개편 이후 4월 조사에서 6.9%까지 신뢰도를 회복했다. 2015년 10월 9.2%였던 MBC는 지난해 10월 4.8%까지 떨어졌다. 지상파3사의 ‘부진’은 보도참사 이후 광장의 시민들에게 외면 받던 순간부터 예고된 일이었다.

신뢰도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YTN 역시 지난해 10월 이후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5년 12월 조사에서 6.9%까지 기록했던 TV조선의 신뢰도는 지난해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 4월 조사에선 1.6%까지 추락했다. 채널A·MBN·연합뉴스TV는 유의미한 변화를 느끼기 힘들 정도로 미미한 신뢰도를 보였다. 4월 조사에서 1~2% 신뢰도를 나타낸 종편3사는 이제 채널의 존립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처럼 거의 모든 방송사가 신뢰도 하락을 겪는 가운데 신뢰도는 JTBC로 집중됐다. JTBC는 지난해 12월 신뢰도 조사에서 54.2%를 기록한 뒤 대선 직전인 4월 조사에서도 50.7%를 나타내며 독주를 이어갔다. 이 같은 높은 신뢰도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JTBC는 지난해 12월 중순 한국갤럽이 실시한 뉴스선호도 조사에서 45%, 지난 4월 중순 프레시안·리서치뷰가 실시한 가장 공정한 대선방송 조사에서 46.3%를 기록했다.

▲ 2017년 4월 대선후보 토론회 사회를 맡은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사진공동취재단
▲ 2017년 4월 대선후보 토론회 사회를 맡은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사진공동취재단
이 때문에 올해 언론계에선 JTBC가 “비공식 공영방송이 됐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JTBC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지상파3사 중심의 방송뉴스 의제선점구조 해체를 의미한다. KBS·MBC·SBS·YTN 언론노동자들이 새 정부 출범 이후 ‘언론적폐청산’ 투쟁을 통해 조만간 신뢰도 회복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당분간은 JTBC의 독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JTBC로선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 영입 이후 불과 4년 만의 성과라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

미디어오늘이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실시한 여덟 차례의 신뢰도조사 표본 수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본오차 ±3.1%포인트로 동일했다. 조사방법은 구조화된 질문지를 사용한 휴대전화 RDD방식의 ARS여론조사였으며 표본은 비례할당 무작위추출로 산출했다. 조사는 월 말 25일~26일 경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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