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철 대전MBC 기자에게 2년 연속 저성과자 등급을 매긴 최혁재 대전MBC 보도국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전MBC 기자회는 지난 26일 “최 국장이 듣도 보도 못한 2년 연속 저성과자 D등급을 후배 안준철 기자에게 부여하는 부당 인사고과를 자행했다”며 “당사자는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고, 우연히 자신의 임금(상여금)이 삭감된 것을 보고 파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문이 커지자 보도국장은 본인이 아니라 보직부장을 시켜 2년 연속 저성과자 등급을 매긴 사실을 전화로 전하게 했다”며 “2014년 창사 유공상, 2015년 메르스 사태 특집 외부 수상(방송통신심의위 이달의 좋은프로그램상), 2016년 뉴스 SNS 활성화의 주역이 2015~16년 저성과라면 누가 수긍할 수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대전MBC 기자회는 “언제 어떻게 도입됐는지도 모를 이 인사고과 규정엔 D등급 부여 시 승진 누락, 보직 기회 누락, 특히 3번 연속 최하 등급 평가 시 인사 위원회 회부 등 구성원을 벼랑 끝으로 몰 수 있는 독소 요소가 있다”며 “회사는 이 규정이 도대체 언제 어떤 경로로 공영방송의 인사평가제도내에 도입됐는지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보도국 구성원에 대한 연속 D등급 인사고과 부여가 정당했는지, 절차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됐는지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며 “부당한 인사고과는 조속히 철회돼야 하고 특히 부당한 인사고과를 내린 자의 책임을 명명백백하게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 대전MBC지부는 지난 4일부터 조합원들이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거리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전MBC지부 제공
▲ 대전MBC지부는 지난 4일부터 조합원들이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거리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전MBC지부 제공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대전지부(지부장 이한신)는 지난 24일 사측에 “노동조합은 안준철 조합원의 인사고과 열람에 회사가 성실하게 답변할 것을 요청한다”며 인사고과 내역 공개를 요청했다.

이에 대전MBC(사장 이진숙)는 지난 25일 “회사는 인사고과 규정에 따라 결과에 대한 열람을 받아들여 당사자에게 해당 연도 고과결과를 통보했다”며 “그러나 노동조합은 결과 뿐 아니라 인사고과 항목별 배점까지도 당사자에게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전MBC는 “인사고과는 회사 고유의 경영권에 해당하는 사항으로 인사고과 항목별 배점까지 당사자에게 공개할 수 없음을 밝힌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진짜 저성과자는 후배 짓밟은 보도국장

대전MBC 기자회는 보도책임자로서 최 국장 자질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MBC라는 공영방송의 몰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특히 대전 MBC 뉴스의 몰락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최근 대전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0.6%를 기록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청률이 전부는 아니지만 대전MBC의 대표 뉴스가 애국가보다 못한 시청률을 내고 있다면 보도책임자의 능력을 의심해보는 것이 정상적인 언론사”라고 덧붙였다.

▲ 지난 25일 오전 조합원들이 출근하는 이진숙 대전MBC사장을 향해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대전MBC지부 제공
▲ 지난 25일 오전 조합원들이 출근하는 이진숙 대전MBC사장을 향해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대전MBC지부 제공

대전MBC 기자회는 “무능력, 무책임, 무소신을 감추려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앞에서는 입버릇처럼 떠들어대고 뒤에서는 부당 징계, 전보, 인사고과 3종 세트로 후배를 짓밟은 당사자가 부끄럽게도 대전MBC 역대 최장수 보도국장”이라며 “대전MBC 보도국의 위상을 땅에 떨어뜨린 최혁재 보도국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26일 대전MBC지부는 안 기자 인사고과 문제와 더불어 다큐멘터리 방송 지연과 무단결근 등을 이유로 이승섭 기자에게 ‘감봉 3개월’, 근무 태만과 업무 지시 불이행 사유로 이교선 기자에게 감봉 1개월 징계를 내린 경영진에 대한 투쟁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지역 시민단체에서도 대전MBC 내부구성원들과 함께 대전MBC 경영진 퇴진에 뜻을 모으고 있다. 8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민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는 29일부터 오전 8시20분~9시까지 이진숙 사장 퇴진 1인시위를 시작했고, 대전충남민언련 중심으로는 월수금 오전, 화목 점심에 1인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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