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막말 패널이라는 비판을 받는 고영신 한양대 특임교수가 국민의당 추천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내정돼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당은 지난 27일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고영신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특임교수를 내정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지난 26일 후보자 6명에 대해 면접을 실시했으며 오는 29일 의원총회를 열고 고영신 교수 추천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고영신 교수는 ‘막말 논란’이 잇따라 불거진 종합편성채널 패널 출신으로 ‘부적절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PD연합회는 27일 성명을 내고 “고영신 교수는 종편의 단골 출연자로 막말과 거짓말을 되풀이 해 지탄받은 인물”이라며 “자격미달이므로 즉각 백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모니터 보고서를 내고 고영신 교수의 과거 문제적 발언을 공개하며 반발했다.

▲ MBN '뉴스와이드'(2016.3.8) 에 출연한 고영신 한양대 특임교수
▲ MBN '뉴스와이드'(2016.3.8) 에 출연한 고영신 한양대 특임교수

고영신 교수의 정치편향적 발언은 지금까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7차례 심의제재를 받았다.

2015년 5월23일 TV조선 ‘황금펀치’에서 화제가 된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사를 노건호씨가 직접 작성한 게 아닐 가능성을 언급하며 “‘친노가 모여라’ 말하자면, 과거 친노 세력들이 노무현 6주기를 계기로 해 ‘궐기하라’ 이런 선동문 같은 느낌도 든다”면서 “노건호씨가 정치를 하겠다 이런 선언문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는 등 지나친 추측성 발언으로 법정제재를 받았다.

그는 2016년 4월19일 MBN ‘뉴스와이드’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에 대해 “생물학적 DNA를 물려받았을지 모르지만 호남에서 그분이 어떤 정치적 자산이랄까, DNA를 물려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 분을 호위무사처럼 대동하고 간 것도 모양새가 나쁘다” 등 부적절한 표현으로 제재를 받았다.

2016년 5월12일 채널A ‘직언직설’에 출연한 고영신 교수는 “5.18을 전후해 (민주당 인사들이) 전부 (광주에) 내려가시는데 구애를 넘어서 호남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스토킹’ 아니냐. 구애가 좀 지나치면 ‘스토킹’ 아닙니까?”라고 말한 것 역시 제재를 받았다.

심의제재를 받지 않았더라도 ‘친노’ ‘친문’ 진영에 대한 비난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2016년 1월25일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에 출연해 김홍걸씨(현재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의 민주당 입당과 관련 “김대중 정신을 욕보이는 것” “인질정치냐 볼모정치냐 보쌈정치냐 이렇게 지적 했던데 그게 맞는 거 같다. 호남민심에 대한 모독행위”라고 주장했다.

고영신 교수는 또 지난해 2월22일 ‘장성민의 시사탱크’에서 “지금의 친노는 부산 친노다. 야당의 뿌리라든가 정체성이라든가 가치라든가 공감하던 분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22일 MBN ‘뉴스와이드’에서 민주당 공천 과정에 잡음이 생기자 “친노 본색이 드러난 것”이라며 “친노들이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고개를 쳐 박고 있어도 총선 이후에나 터지지 않겠나.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팽시키려고 할 거고. 불리하면 발 뺐다가 조금만 하면 머리 들고 나서고. 끝없이 공격해서 넘어뜨리는 거예요. 친노 지금까지 안 봤습니까? 친노 본색?”이라고 발언했다.

‘중복몰이’ 발언도 있었다. 지난 총선 기간이던 2016년 4월11일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에서 고영신 교수는 울산에서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자 “문재인 전 대표가 통진당 출신 무소속 후보 두 명한테 단일화 시켜줬다”면서 “이석기 같은 교두보가 원내에 다시 만들어진다는 것은 종북 숙주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지난 대선 기간 홍준표 후보가 잇따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말하는 등 잇따른 막말논란이 불거지자 “역시 홍준표 전 지사,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정말 선수 중의 선수가 하는 행동”(3월22일 MBN ‘뉴스&이슈’) 이라고 치켜세우는가 하면 “넉살도 좋고 또 진짜 양념의 역할을 하시는 것 같다. 정치적 관록이 묻어난다”(4월26일 MBN ‘뉴스&이슈’)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해 총선 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안팎곱사등이’(2016년 3월8일 MBN ‘뉴스와이드’)라고 표현하고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서는 “누가 대표로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었잖습니까. 바보로 인정을 했잖아요“(2016년 3월27일 채널A ‘뉴스특급’)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2016년 1월26일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이희호 여사가 패물을 팔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스위스 은행에 재산이 있다는 등 사실확인이 안 된 ‘루머’를 인급하며 “실제인 것 같다”고 발언해 제재를 받기도 했다.

한국PD연합회는 “그는 종편의 단골 패널로, 종편과의 인적 유착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라며 “종편 특혜 폐지가 방송 개혁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지금, 그를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추천하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최소한 종편과의 유착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가 종편 패널로서 일관되게 ‘친노’ ‘친문’ 진영을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면 코드가 맞는 정당으로부터 보은성 인사를 받게 되는 선례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종편 패널들이 선거 기간마다 특정 정당에 공천을 신청하거나 캠프에 합류하는 일은 반복돼왔다.

고영신 교수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부산지역 민영방송 KNN의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어 ‘결격사유’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방통위 설치법에 따르면 ‘방송·통신 관련 사업에 종사하거나 위원 임명 전 3년 이내에 종사하였던 사람’은 방통위원으로 임명될 수 없다. ‘사외이사’를 종사자로 볼 수 있을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 없다는 결론이 나더라도 추후 KNN 제재 및 재허가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고영신 교수는 전남 장성 출신으로 경향신문 논설위원, KBS 이사를 역임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고등학교, 대학교 3년 후배로 당 안팎에서는 ‘호남 의원들의 추천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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