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불 장벽(pay wall)은 말 그대로 장벽이다. 높디높은 담 너머에 뭐가 있는지 넘어가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실제로 비용을 치르기까지 굉장히 번거롭고 귀찮은 절차를 거쳐야 하고 정작 결제 이후 콘텐츠를 읽고 나서 실망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이런 종류의 무형의 콘텐츠 거래는 소비의 쾌락이 크지 않다. 많은 언론사들이 지불 장벽을 낮출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5월20일~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41번가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에서 가장 뜨거웠던 주제도 역시 콘텐츠 유료화와 디지털 구독 확대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이나 뉴욕타임스는 일찌감치 유료화에 성공한 잘 알려진 사례지만 독일의 빌트와 노르웨이의 쉽스테드 등이 콘텐츠 유료화의 진화된 모델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 5월20일~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41번가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 사진은 후안 세뇨르(Juan Señor) INMA 모더레이터.
▲ 5월20일~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41번가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 사진은 후안 세뇨르(Juan Señor) INMA 모더레이터.
INMA 총회는 세계신문협회(WAN)가 주최하는 세계편집인포럼(WEF)과 함께 미디어 업계 양대 국제 행사로 꼽힌다. 70여개국 600여개 미디어 업체에 종사하는 임원급 관계자 8000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올해 INMA 총회는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력 언론사 고위 임원들과 페이스북과 구글 등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을 비롯해 저널리즘과 뉴미디어 관련 학계 인사들 3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미디어오늘 등 6개 언론사가 참석했다.

미디어 기업의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는 크게 미터드(metered, 종량제) 모델과 프리미엄(freemium) 모델. 그리고 완전 유료화(full paid) 모델로 구분할 수 있다.

미터드 모델은 일부 기사를 무료로 보여주되 몇 건 이상이 넘으면 유료 결제를 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프리미엄은 할증(premium)의 의미가 아니라 기본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고 추가 고급 기능을 유료로 제공하는 가격 정책을 말한다. 완전 유료화는 모든 기사를 가격 장벽(페이월, paywall)에 가두고 돈을 지불해야 기사를 볼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 디지털 콘텐츠 수익모델의 여러 유형.
▲ 디지털 콘텐츠 수익모델의 여러 유형.
뉴욕타임스가 미터드 모델이라면 월스트리트저널과 더타임스는 완전 유료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프리미엄 모델은 스웨덴의 아프톤블라데트(Aftonbladet) 등이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독자들에게나 언론사들에게도 생소한 개념이다.

빌트는 빌트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웹에서는 프리미엄 모델을, 모바일 앱에서는 완전 유료화 모델을 선택했다. 빌트는 독일의 미디어 그룹 악셀슈프링어 계열사다. 독일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지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로 악명이 높기도 하다.

다른 신문들도 마찬가지지만 빌트는 종이신문의 50대 이상 독자들 비중이 유독 높다. 온라인 기사는 상대적으로 30~49세 비중이 좀 더 높고 모바일과 페이스북, 유튜브로 갈수록 14~29세 비중이 높아진다. 스냅챗으로 가면 50대 이상은 거의 없고 14~29세 비중이 70%를 웃돈다.

▲ 빌트는 종이신문의 50대 이상 독자들 비중이 유독 높다. 온라인 기사는 상대적으로 30~49세 비중이 좀 더 높고 모바일과 페이스북, 유튜브로 갈수록 14~29세 비중이 높아진다. 스냅챗으로 가면 50대 이상은 거의 없고 14~29세 비중이 70%를 웃돈다.
▲ 빌트는 종이신문의 50대 이상 독자들 비중이 유독 높다. 온라인 기사는 상대적으로 30~49세 비중이 좀 더 높고 모바일과 페이스북, 유튜브로 갈수록 14~29세 비중이 높아진다. 스냅챗으로 가면 50대 이상은 거의 없고 14~29세 비중이 70%를 웃돈다.
빌트도 처음에는 완전 유료화 모델을 도입했으나 프리미엄 모델로 전환했다. 2013년에 시작한 빌트 플러스는 4년 만에 35만3000명의 유료 독자를 확보했다. 모바일 웹은 프리미엄 모델로 문을 열어두되 모바일 앱은 완전 유료화로 가둬둔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다른 플랫폼에 맞게 다른 콘텐츠와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그에 걸맞는 가격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악셀슈프링어의 또 다른 신문 디벨트도 완전 유료화 모델에서 미터드 모델로, 다시 프리미엄 모델로 전환하면서 디지털 구독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유료 구독자가 2012년 1만7100명에서 올해는 7만6000명까지 늘어났다.

프리미엄 모델은 한국에서는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생소한 개념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회원 등급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무료 기사와 유료 기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프리미엄 회원이 되면 볼 수 있는 기사가 더 늘어난다. 무료 독자들에게 내가 볼 수 없는 기사가 더 있다는 걸 알게 하고 더 읽고 싶게 만드는 게 관건이다. 회원 등급에 따라 보이는 기사가 달라지지만 일반 회원들은 기사 제목 조차 볼 수 없는 기사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코노미석에 앉아있지만 저 벽을 넘어서면 훨씬 더 많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석이 있다는 걸 독자들에게 계속 일깨워주는 게 관건이다.

▲ 5월20일~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41번가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 사진은 토비아스 헤닝(Tobias Henning) 빌트 유료화 총괄 책임자(General Manager Premium).
▲ 5월20일~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41번가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 사진은 토비아스 헤닝(Tobias Henning) 빌트 유료화 총괄 책임자(General Manager Premium).
토비아스 헤닝(Tobias Henning) 빌트 유료화 총괄 책임자(General Manager Premium)는 “프리미엄 모델은 트래픽이나 기사 도달률, 광고 판매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잠재 고객을 최상의 콘텐츠로 타게팅할 수 있어 유료 전환 효과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일반 회원들을 차별한다고 해서 페이지뷰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독자들이 보는 기사의 건수는 크게 늘거나 줄지 않기 때문에 고급 독자에게만 고급 콘텐츠를 보여주는 전략이 수익 창출에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헤닝은 “미터드 모델의 경우 일반 독자를 제약하고 익명의 독자에게 리워드를 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면서 “질보단 양에 초점을 두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독자의 4% 정도만 지불장벽(pay wall)을 느낀다는 것이다. 상당수 독자들은 유료 기사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프리미엄 모델로 전환하자 99%가 지불장벽이 있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빌트는 애초에 프리미엄 모델을 도입하기에 효과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인기 연예인이나 TV쇼, 스포츠, 생활정보,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독점 인터뷰까지 센세이셔널한 콘텐츠를 쏟아낸다. 확고한 대중 매체로서 입지를 구축하고 읽는 재미를 극대화하면서 유료 모델로 독자들을 유혹하는 전략이다.

헤닝은 “프리미엄 모델을 도입하면서 편집자들은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에 대해 지갑을 여는지 더 잘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모바일 앱에서는 완전 유료화가 더 효과적이라는 게 헤닝의 설명이다. 돈을 낼 의사가 없는 사람들은 앱 대신에 모바일 웹으로 접속하면 된다. 그만큼 잠재 독자가 많고 지불 의사를 불러 일으킬만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다. 대신 앱에서는 좀 더 차별화된 콘텐츠와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야 한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많은 언론사들이 인스턴트 아티클이 페이지뷰를 빼앗아간다고 부담스러워하는 것과 달리 빌트는 페이스북 독자들을 유인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Call to Action’. 단순히 페이스북에서 기사를 보여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추가 액션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페이스북에서 접근성을 높이되 기사를 다 보여주지 않고 개별 결제를 유도하거나 앱을 다운로드하라고 제안하는데 이게 상당한 비율로 트래픽 유입을 가져다 준다.

노르웨이의 쉽스테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성공적인 유료화 사례다. 쉽스테드는 미터드 모델과 프리미엄 모델을 넘어 다이내믹 페이월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 5월20일~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41번가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 사진은 시리 홀스태드 요하네센(Siri Holstad Johannessen) 쉽스테드 세일즈 마케팅 총괄(Head of Sales and Marketing).
▲ 5월20일~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41번가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 사진은 시리 홀스태드 요하네센(Siri Holstad Johannessen) 쉽스테드 세일즈 마케팅 총괄(Head of Sales and Marketing).
시리 홀스태드 요하네센(Siri Holstad Johannessen) 쉽스테드 세일즈 마케팅 총괄(Head of Sales and Marketing)은 “만약 미터드 모델이라면 미터를 계속 실험해야 한다”면서 “트래픽과 광고 매출의 수요에 따라 계속 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만약 프리미엄 모델이라면 잠겨 있는(locked) 기사들이 어느 정도로 공유되는지 실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더 나가 더 많은 트래픽과 도달률을 원한다면 미터드와 프리미엄 모델을 적절히 병행해야 한다는 게 요하네센의 제안이다.

요하네센은 “우리는 9%의 독자들이 실제로 지불 장벽을 넘는 데 이게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독자들이 지불 장벽을 건드릴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최적화 작업을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 콘텐츠 유료화의 세 가지 모델.
▲ 콘텐츠 유료화의 세 가지 모델.
쉽스테드의 다이내믹 페이월의 핵심 변수는 세 가지다.

첫째는 방문빈도(frequency)다. 얼마나 자주 방문하느냐에 따라 자주 방문하는 독자들에게는 미터드 콘텐츠를 상대적으로 덜 노출하고, 가끔 오는 독자에게는 미터드 콘텐츠를 더 많이 보여주는 방식이다. 충성 독자들을 우대하고 뜨내기 독자들을 차별하는 셈이지만 오랜 데이터 분석의 결과 효과가 높은 것으로 입증됐다. 첫 방문자에게 모든 콘텐츠를 다 보여주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둘째는 콘텐츠다. 스포츠 기사는 잘 읽지 않고 컬처 기사를 많이 읽는 독자들에게는 스포츠 콘텐츠를 공짜로 보여준다.

셋째는 시간이다. 토요일 아침에 접속이 많은 독자들에게는 일요일보다 콘텐츠를 덜 보여준다. 충분히 읽고 뭔가 더 읽게 만들고 싶게 만드는 전략이다. 점심 시간 이후에 주로 접속하는 독자에게는 점심 시간 전까지 무제한 접근을 허용한다. 역시 지불 장벽을 높였다 낮췄다 하면서 장벽 너머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전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완전 유료화를 고수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퍼스트 클릭 프리(First Click Free)를 완전 차단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퍼스트 클릭 프리란 구글에서 기사를 검색할 경우 첫 기사에 한정해 유료 기사를 읽게 만드는 이른바 백도어(뒷구멍)를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유료 기사를 제목만 긁어다 구글 검색에 돌리면 무료로 읽을 수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독자들이 퍼스트 클릭 프리를 악용한다는 걸 알면서도 지금까지는 검색어 유입과 잠재 독자 확보를 위해 허용해 왔다. 그러나 지난 2월 가격 장벽을 높이기로 전략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 5월20일~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41번가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 사진 맨 오른쪽이 수지 왓포드(Suzi Watford) 월스트리트저널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 5월20일~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41번가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 사진 맨 오른쪽이 수지 왓포드(Suzi Watford) 월스트리트저널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수지 왓포드(Suzi Watford) 월스트리트저널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는 “우리는 퍼스트 클릭 프리를 악용하는 독자가 100만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실제로 구글 검색에서 유입되는 퍼스트 클릭 프리를 차단했더니 7일 동안 4개의 섹션과 차단하지 않은 다른 기사들의 접속 수가 크게 차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다이내믹 유료화를 시도하고 있다. 왓포드는 “게스트로 접속하면 24시간 무료로 보게 해준다거나 로그인을 하게 하던지 아니면 아예 지불을 하도록 하기도 하는 등 개인화된 페이월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료 전환 비율이 예측을 넘어서거나 밑돌 때도 많다. 만약 지불 장벽 앞에서 창을 닫거나 돌아가기(백스페이스) 키를 누르는 비율이 높다면 차라리 기사를 그냥 보여주고 광고 수익을 얻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평소에는 100% 로그인을 요구하지만(Hard Paywall) 유료 전환 비율과 광고 수요를 모니터하면서 필요에 따라 이메일 주소만 집어넣으면 24시간 동안 읽을 수 있는 패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지난해 8월 다이내믹 페이월을 도입한 이후 1년 전과 비교하면 100% 이상 유료 기사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INMA 총회에 앞서 19일 아침 열린 브레인스낵 세미나에서도 콘텐츠 유료화가 주요 화두였다.

▲ 5월20일~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41번가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 사진은 오스트레일리아 페어팩스미디어의 마이클 랙스턴(Michael Laxton)  최고 마케팅 책임자.
▲ 5월20일~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41번가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 사진은 오스트레일리아 페어팩스미디어의 마이클 랙스턴(Michael Laxton) 최고 마케팅 책임자.
오스트레일리아 페어팩스미디어의 마이클 랙스턴(Michael Laxton) 최고 마케팅 책임자는 “스테이크가 아니라 시즐(sizzle)을 팔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즐은 스테이크를 구울 때 나는 지글지글한 소리를 말한다. 실제로 식욕을 돋우는 건 상품 자체가 아니라 상품 외적인 요소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콘텐츠 유료화에서도 프로모션 콘텐츠가 유료 전환을 견인한다는 게 랙스턴의 설명이다.

랙스턴은 “지불할 의사가 있는 제대로 된 독자들을 찾고 다른 매체들과 다른 우리만의 경쟁력있는 콘텐츠에 집중하고 지불하는 가치를 강조하라”고 강조한다. “지불할 의사가 있는 독자들을 찾아 그들이 어디에 지불하기 원하는지를 확인하고 구독으로 견인하되 가격에 신경쓰지 않도록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페어팩스미디어에서도 구독자들이 방문자나 일반 회원보다 관여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랙스턴은 “계정은 있지만 지불하지 않는 독자들을 위한 맞춤형 페이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루 1달러로 더 많은 기사를 읽으세요(Subscribe get more for less than $1 a day)” 같은 구호도 효과적이었다.

페어팩스미디어는 2013년부터 유료화를 시작했고 구독은 2015년부터 늘기 시작했다. 결과는 구독 매출이 7% 늘었고 구독자 목표를 4% 초과 달성했다. 유료 전환이 21% 늘고. 구독 중단도 16% 줄었다. 유료 디지털 채널로 전환 비율은 88%까지 늘어났다.

랙스턴은 “타게팅은 직접적으로, 콘텐츠는 철저하게 차별화(Unique Selling Proposition) 지점에 공략하고 계속해서 지불할 가치를 보여주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 5월20일~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41번가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 사진은 얼 윌킨슨(Earl J. Wilkinson) INMA CEO(최고경영자)의 폐막 연설.
▲ 5월20일~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41번가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 사진은 얼 윌킨슨(Earl J. Wilkinson) INMA CEO(최고경영자)의 폐막 연설.
얼 윌킨슨(Earl J. Wilkinson) INMA CEO(최고경영자)는 22일 폐막 연설에서 “디지털 전환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킨슨은 “웹은 익명에서 실명으로, 로그인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고 고객들의 지불 의향도 높아지는 추세”라며 “지금까지는 이 기사를 읽고 싶으면 돈을 내라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이런 기사를 더 많이 읽으려면 정기적인 구독료를 내라는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킨슨은 “일찌감치 미터드 모델을 도입한 뉴욕타임스의 정기 구독자는 160만명, 파이낸셜타임스는 63만명, 월스트리트저널은 100만명, 이코노미스트는 35만명에 이른다”면서 “그러나 미터드 모델은 글로벌이거나 전국적인 브랜드가 아니라면 로컬 브랜드 미디어에게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윌킨슨은 또 “올해는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모델에 대한 도전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독자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지불 의사가 높은 성향이라면 기사를 더 많이 묶고 지불 의사가 낮은 독자들이 많다면 지불 장벽을 낮추고 광고 수익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효과적인 개인화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될 거라는 이야기다.

뉴욕=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이사·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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