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대규모 문자를 받아 곤혹스럽다는 뜻을 토로했다. 박근혜 탄핵 반대 의원들에 이어 대선 기간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한 정치인들에게 쏟아졌던 일명 문자 폭탄이 문재인 정부 첫 시험대로 떠오른 이낙연 총리 후보자 검증 청문회에서도 나온 것이다.

욕설에 가까운 내용을 포함한 비난성 문자가 쏟아지자 야3당은 뜻하지 않게 한 목소리를 냈다.

문자폭탄을 토로한 건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이었다. 김 의원이 24일 오전 청문회에서 이낙연 총리 후보자가 동아일보 기자 시절 전두환을 찬양하는 기사를 썼다고 지적한 뒤 문자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 24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이 이 후보자가 동아일보 기자 시절 작성한 전두환 대통령 찬양, 홍보 기사를 보여주며 질의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4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이 이 후보자가 동아일보 기자 시절 작성한 전두환 대통령 찬양, 홍보 기사를 보여주며 질의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김 의원은 청문회 현장에서 문자 내용까지 거론했다. 김 의원은 "너는 그 당시에 뭐했냐...(중략)...다음에 낙선운동하겠다는 식의 문자로 불이 났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당은 논평을 통해 "국민을 대신해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는 국회의원에게 문자폭탄을 보낸 것은 유례가 없는 정치적 테러행위다. 과거 어느 정권에서도 어떤 청문회에서도 이런 만행은 없었다"고 비난했다.

국민의당은 "야당 의원은 물론 여당 의원도 국민을 위해 고위공직자의 도덕성과 자질을 날카롭게 검증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인사청문회"라며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자기들 편이 아니면 무조건 적이고, 무조건 잘못했다는 식으로 문자폭탄을 보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도 논평을 내놨다. 청문위원인 강효상 의원이 "지금 엄청난 양의 문자폭탄을 받고 있는데 대부분 허위사실에 근거한 무차별적인 욕설이 많다"며 "정말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자유한국당은 논평에서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하는 자리"라며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소명을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청문회를 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라고 밝혔다.

▲ 24일 오후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 스마트폰에 시민들이 보낸 항의문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4일 오후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 스마트폰에 시민들이 보낸 항의문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4일 오후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 스마트폰에 시민들이 보낸 항의문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4일 오후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 스마트폰에 시민들이 보낸 항의문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자유한국당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당시 문재인 경선 후보를 비판하는 인사들에게는 같은 당에서도 무차별 문자테러가 가해졌고, 문 대통령은 이를 두고 양념 운운해 논란이 된 일도 있다. 문자 양념은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키는 적폐"라고 비난했다.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자가 100개씩 온다. 달빛 기사단인가 하는 분들이 물어뜯지 말라고 문자가 온다"고 전했다.

해당 의원의 페이스북에도 비난 댓글이 달리고 있다. 김광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청문회라이브 중계 방송을 하고 있는데 비난 일색인 5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말도 안되는 소리 지껄이지 말고 너나 잘하라"라고 비난했다.

지난 19일 올라온 강효상 의원의 페북 게시글에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문자폭탄도 페북댓글 폭탄도 민주공화국이기에 가능한 거다. 반민주적? X소리하고 자빠졌네"라는 댓글이 달렸다.

▲ 24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 후보자 배우자의 그림이 팔린 내역에 대해 자료를 제출하라며 질의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4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 후보자 배우자의 그림이 팔린 내역에 대해 자료를 제출하라며 질의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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