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PD협회가 23일 고대영 KBS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KBS PD협회는 “정권이 바뀌어서 물러나라는 게 아니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에서 KBS가 보여준 반국민적, 반공영적 방송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라는 것”이라며 “고대영 사장의 용퇴만이 KBS와 후배들을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KBS PD협회는 “고대영 사장이 이끄는 KBS의 방송가치가 박근혜 탄핵과 대통령 선거과정을 통해서 시청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며 “고 사장이 수장인 KBS로서는 더 이상 대다수 국민의 정서와 가치를 담아 낼 수 없음이 명확해졌다”고 강조했다.

KBS PD협회는 “촛불의 심판은 정언유착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흐리고 가로막았던 양대 공영방송을 향하고 있다. 특히 수신료를 받는 KBS가 심판의 정중앙에 있다. 이제 구악의 상징이 되어 버린 KBS는 거센 역사의 질타를 피할 길이 없다”며 “국가기간방송 사장이 국정을 마비시킨 국가비상사태를 제대로 방송하지 않은 것만큼 큰 잘못이 무엇인가”라고 되물은 뒤 “그것 하나만으로도 고대영 사장이 퇴진해야 할 이유는 태산보다 크다”고 주장했다.

▲ KBS사옥.
▲ KBS사옥.
KBS PD협회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길환영 KBS사장의 해임사태를 언급하며 “우리는 KBS 사장이 두 번 연속 강제해임 당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기자 고대영의 자존을 지키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이 아닌 직능단체에서 사장 퇴진 요구가 나오면서 고 사장에 대한 퇴진 요구는 사내에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MBC PD협회는 지난 22일 6·10항쟁 30주년 다큐멘터리 제작중단지시를 불이행했다는 이유로 김만진PD에게 감봉 1개월 중징계를 내린 경영진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을 휘감고 있는 개혁의 바람은 MBC에도 불어 올 것이다. 시대를 역행하며 비겁하게 보신해 온 MBC 경영진에게도 그 끝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한 뒤 김장겸 사장 이하 경영진을 향해 “즉각 회사를 떠나라. 그것만이 국민과 역사 앞에 그나마 죄를 덜 짓는 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송사에서 가장 강력한 직능단체인 PD협회의 사장 퇴진요구는 양대 공영방송 정상화 운동의 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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