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이 고 이한빛 PD의 죽음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유가족과 대화를 재개했다. 이 PD는 드라마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로 일하던 중 고된 노동강도 문제 등으로 괴로워하다 지난해 10월 숨졌다.
‘tvN 신입조연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2일 오후 페이스북에 CJ E&M이 21일 유가족과 대책위에 보낸 글을 공개했다. CJ E&M은 “고인의 사망 이후의 면담 과정에서 유가족의 마음을 더 헤아리지 못하고, 아픔을 덜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느끼며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CJ E&M은 “유가족 분들과 대책위와의 논의에 적극 임할 것을 약속드린다”면서 “방송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제작,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고 이한빛 PD와 같은 능력있고 열정 있는 젊은이들의 행복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혼술남녀’팀에서 신입 조연출로 일했던 이한빛 PD는 드라마 종영일이었던 10월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지나치게 높은 노동강도, 군대식 조직문화, 비정규직 제작진 해고 문제 등으로 괴로워하다 죽음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는 CJ E&M 측이 소극적으로 대화에 임하자 지난 4월 이한빛 PD의 어머니 김혜영씨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문제제기를 하며 공론화 됐다. 지난달만 해도 CJ E&M 측은 유감표명을 하면서도 “타 프로그램 대비 근무 강도가 특별히 높은 편이 아니었다. 이 PD의 성격, 근무태만의 문제이고 이례적인 수준의 따돌림이나 인권침해는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이후 한달 동안 대책위가 1인 시위를 하는 등 행동에 나서고 문제점이 보도돼 비판여론이 커지면서 CJ E&M이 입장을 바꾸게 된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는 보도자료를 내고 “지금이라도 전향적인 입장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논의에 임하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한빛 PD의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되고 CJ E&M을 비롯해 드라마, 방송업계의 제작환경이 개선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CJ E&M 관계자는 2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구체적인 대화 시기나 방법은 아직 나와 있지 않지만 유가족 측이 요청한 명예회복, 진상조사, 관행 개선 등을 중심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