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내각과 청와대에 대한 추가 인선을 단행했다. 경제 정책 사령탑에 보수 성향과 진보 성향의 인사들을 고루 임명하는 탕평인사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오전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직접 장관 및 청와대 인사를 발표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박근혜 정부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지명했고,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임명됐다. 청와대 정책실장에는 진보 성향의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임명됐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 경험을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인연은 없지만 청계천 판잣집 소년 가장출신으로서 기재부 차장과 국무조정실장 경험으로 누구보다 서민들의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는 분”이라며 “경제에 대한 거시적인 통찰력과 조정능력이 검증된 유능한 경제관료”라고 소개했다.

▲ 문재인 대통령. 사진=포커스뉴스
▲ 문재인 대통령. 사진=포커스뉴스
또한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파면된 전대통령 박근혜씨의 ‘경제 과외 교사’로 줄푸세 정책 등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경제정책을 짠 인물이다.

문 대통령은 “김광두 원장은 대한민국 개혁적 보수를 대표하는 경제학자”라며 “저와는 다소 다른 시각에서 정치경제를 바라보던 분이다. 그러나 이제 경제 문제에 있어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손을 맞잡아야 한다. 우리 경제의 갈 길은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이 아니라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반면 대표적으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외쳐온 진보 성향의 석학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한국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해오신 경제학 분야 석학이자 실천운동가”라며 “과거 재벌 대기업 중심 경제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람중심과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사회 정책으로의 변화와 경제 민주화, 소득주도 성장과 국민성장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최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경제사령탑 임명을 살펴볼 때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인사를 통해 성장과 분배를 고루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장 교수는 안철수 전 대표의 경제 멘토로도 활동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탕평인사로도 풀이된다.

특히 이번에 단행된 인사에는 여성인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가 포함됐다. 강 후보자는 UN 사무총장 정책특보로, 정식으로 임명되면 외교부 사상 첫 여성장관이 된다. 강 후보자는 국회의장 국제비서관, 세종대 조교수를 거쳐 1999년 외교통상부 장관보좌관으로 특채됐으며 유엔에서 활동하며 국제 외교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인물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는 정의용 아시아정당국제회의 공동상임위원장이 임명됐다. 정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외교자문단인 ‘국민아그레망’의 단장을 맡았고, 청와대 내 외교·안보 내스크포스(TF) 단장을 맡아 최근 한·미 정상회담 일정 등을 조율해왔다.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은 통일외교안보 특보로 임명됐다. 향후 문 교수와 홍 전 회장은 새정부의 통일외교안보 정책의 기조 방향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논의하고 수립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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