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조준희 사장의 자진사퇴에 따라 ‘공영방송 정상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BS 새노조는 간부들을 겨냥한 강도 높은 비판 성명을 내놨고 언론관련 시민단체들에서도 잇따라 성명이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KBS 본부)는 19일 성명에서 조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을 언급한 후 “YTN에서 가장 먼저 정상으로의 회복이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이제 공영방송 KBS 차례”라며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그리고 일부 간부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KBS 본부가 물러나야 할 인사로 꼽은 이는 이제원 라디오1프로덕션 국장, 정지환 통합뉴스룸 국장, 김정수 TV프로덕션1 국장 등이다. KBS 본부에 따르면 이제원 국장은 오랫동안 극단적이고 편향적인 사고를 드러내 동료들과 잦은 충돌을 일으켰다. 

KBS 본부는 “지난 5월9일 저녁, 개표 관련 생방송 중인 스튜디오에 갑자기 들어와 방송 진행에 방해가 될 정도로 편향적인 지시를 내려 물의를 빚은 바 있다”고 주장했다. KBS 본부에 따르면 방송 출연자의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권력을 국민들의 힘으로 물러나게 한 선거”라는 발언이 문제가 됐다. 

KBS 본부에 따르면 이제원 국장은 PD가 연사 후보 명단을 가져오자 “이들이 좌빨이 아닌 이유를 5가지씩 적어보라”고 지시하거나 극우적 성향 인사들을 패널로 섭외할 것을 지시했다. 또 자신의 SNS에 ‘5.18 항쟁 북한군 침투설’ 등 가짜뉴스를 링크해 소셜미디어 이용원칙을 위배했다. 

▲ 고대영 KBS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고대영 KBS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KBS 본부는 정지환 국장에 대해서는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에 대한 편집증적인 헐뜯기 보도와 과도한 북한, 안보 뉴스로 인해 선거의 관심과 초점을 흐린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됐다”면서 “정지환 국장은 KBS를 망친 대표적인 인물이다. 물러나라는 말도 지겨울 정도”라고 비판했다.

김정수 국장에 대해서는 “탄핵 국면에서 제작가이드라인을 엉뚱하게 적용하며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를 출연 금지시키고 이에 당시 문재인 후보 측의 강한 반발을 자초했으며 나아가 대선후보들을 초청하려던 예능 프로그램마저 좌초시키면서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비판했다. 

KBS 본부는 “김정수 국장은 앞서 ‘아침마당’ 프로그램에서 스스로 정한 규칙까지 깨버리며 경제전문가 선대인씨를 억지 하차시켜 블랙리스트 논란을 KBS에 다시 불러들였다”며 “그가  MB 정권 시절, 이승만을 미화하는 다큐 제작에 앞장선 당사자임을 볼 때 이 같은 참사는 예견된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KBS 본부는 “불공정, 편파 방송의 책임자들은 거론된 몇몇이 아니”라면서 “우리는 2008년 이후 KBS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기록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과거 정권 시절 공영방송을 유린한 언론장악과 부역행위의 모든 과정과 결과를 담은 백서를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조준희 YTN 사장의 사퇴를 두고 “주목해야 할 부분은 조 사장의 사의표명을 이끈 힘이 어디에서 왔는가이다. 권력을 이용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국민들은 ‘시대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대통령 선거를 통해 보여줬다. 조 사장도 그 변화를 감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 YTN조준희 사장이 퇴임식을 마치고 나가며 해직됐다가 복직한 정유신 기자(오른쪽)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YTN조준희 사장이 퇴임식을 마치고 나가며 해직됐다가 복직한 정유신 기자(오른쪽)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이어 “고대영 KBS 사장과 김장겸 MBC 사장은 조 사장의 사의표명을 무겁게 바라봐야 한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권력기관을 동원해 KBS 사장을 내쫓았다. 하지만 이제는 KBS 사장을 내쫓은 권력인 ‘검찰’이 개혁대상 1순위로 떠올랐다. 시대가 바뀌었다”며 공영방송 정상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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