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헬기사격까지 포함하여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완전한 진상규명은 결코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상식과 정의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두환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때 학살도, 발포 명령도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헬기사격과 관련해 전두환과 노태우 등 신군부 지휘관들이 모인 회의에서 정당방위 자위권 행사를 언급한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헬기사격 발포 명령자 진상규명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직접 진상과 책임을 밝히면서 5·18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책임자로 전두환에 대한 조사가 본격화될 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또한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담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도 “광주정신을 헌법으로 계승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시대를 열겠다”면서 “5·18 민주화운동은 비로소 온 국민이 기억하고 배우는 자랑스러운 역사로 자리매김될 것이다.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아 개헌을 완료할 수 있도록 이 자리를 빌어서 국회의 협력과 국민여러분의 동의를 정중히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5월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분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5월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분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제시하고 이를 반대했던 박승춘 전 보훈처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문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오월의 피와 혼이 응축된 상징이다. 민주화운동의 정신, 그 자체”라며 “오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은 그동안 상처받은 광주정신을 다시 살리는 일이 될 것이다. 오늘의 제창으로 불필요한 논란이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요구하며서 희생된 전남대생 박관현, 노동자 표정두, 서울대생 조성만, 숭실대생 박래전 등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며 “5월 영령의 넋을 위로하며 자신을 던졌다. 국가가 책임을 방기하고 있을 때 마땅히 밝히고 기억해야 할 것을 위해 자신을 바쳤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광주시민께 부탁드린다. 이제 차별과 배제, 총칼의 상흔이 남긴 아픔을 딛고 광주가 먼저 정의로운 국민통합에 앞장서 주시라”며 “광주의 아픔이 아픔으로 머무르지 않고 갈등을 품어 안을 때 광주가 내민 손은 가장 질기고 강한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5·18 기념사에서 세월호 참사 문제를 언급한 것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진도 팽목항에서 5·18 엄마가 4·16 엄마에게 보낸 “당신 원통함을 내가 아오, 힘내소, 쓰러지지 마시오”라고 적은 펼침막을 소개하며 “국민의 생명을 짓밟은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국가를 통렬히 꾸짖는 외침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시는 그런 원통함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 국민의 생명과 사람의 존엄함을 하늘처럼 존중하겠다. 저는 그것이 국가의 존재가치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 박근혜가 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선 4년 만에 기념식을 찾았다. 이번 기념식은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져 1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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