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에서 또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사진을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17일 SBS플러스의 정치 풍자 프로그램 ‘캐리돌 뉴스’가 일베에서 합성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캐리돌 뉴스’의 ‘밤참 뉴스’에서는 역대 대통령을 표지 모델로 삼은 미국 타임지를 소개했다.

이 장면에는 전직 대통령인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박근혜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타임지 표지가 나란히 등장했다.

▲ 17일 SBS플러스 캐리돌뉴스 화면
▲ 17일 SBS플러스 캐리돌뉴스 화면

이중 노무현 전 대통령 표지에 문구가 원래 문구인 “Hello Mr. Roh”가 아닌 일베에서 악의적으로 편집한 것으로 보이는 “Go To Hell Mr. Roh”라고 돼있다.

해당 장면이 방영된 뒤 SBS ‘캐리돌 뉴스’ 공식 홈페이지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가 빗발쳤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많은 시청자들이 “한 두번도 아니고 일베야 일베”, “고의적인거죠”, “이 정도면 진짜 막나가는거죠?”, “이걸 편집하면서 봐도 Go To Hell 정도야 쉽게 보일텐데” 등 SBS 제작진을 비판했다.

SBS가 일베에서 만든 사진을 사용한 건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다. 2015년 ‘한밤의 TV 연예’에서 영화 ‘암살’ 스틸컷에 노 전 대통령을 합성한 사진을 사용하기도 했다. 2014년 ‘SNS 원정대 일단 띄워’에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명소 예수상 대신 고 노 전 대통령과 코알라를 합성한 이미지를 넣은 자막을 삽입했고, 같은해 10월에는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신윤복의 ‘단오풍정’ 그림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변형한 이미지를 사용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 2015년 9월16일 SBS '한밤의 TV 연예'에서 일베사진을 사용한 장면 방송 갈무리. 하단 사진은 영화 '암살' 포스터.
▲ 2015년 9월16일 SBS '한밤의 TV 연예'에서 일베사진을 사용한 장면 방송 갈무리. 하단 사진은 영화 '암살' 포스터.

이에 18일 오전 SBS측은 ‘SBS플러스 캐리돌뉴스 제작진’ 명의로 사과문을 남겼다.

제작진은 “어제 방송분 관련 많은 걱정을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사용한 이미지에서 사전 충분한 필터링을 하지 못한 명백한 실수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제작진도 당황하고 있으며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저희는 사회전반에 걸친 시사 풍자예능으로서 이러한 실수가 없도록 세심한 신경을 많이 기울여야함에도 부족한 부분을 보여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해당 영상클립은 서비스를 중지하며, 앞으로 내부 필터링을 더 강화하여 이러한 실수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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