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강의 중에 ‘안면인식장애’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기억력이 나쁘다고 발언해 논란을 부른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에 대해 YTN 노조 측이 회사의 대응을 요구했다. 신 교수는 현재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YTN 방송 ‘신율의 시사탕탕’을 진행하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1일 “신율 교수, 강의 중 文 ‘안면인식장애’ 발언 논란”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명지대 정치학 전공 수강생 기록을 토대로 신 교수가 학생들에게 “문재인은 안면인식장애가 있어서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며 “기억력이 상당히 나쁜 것 같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이 뇌손상에서 비롯하는 안면인식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없음에도 이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은 문제라는 취지였다.

이에 신 교수는 미디어오늘에 “절대 비난이나 비방 목적에서 한 발언이 아니다. ‘안면인식장애가 있다’라는 게 아니라 그런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문 대통령이) 사람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이하 YTN지부 공추위)는 12일 “신 교수는 YTN 라디오에서 아침 프로그램을, 그리고 YTN TV방송에서는 저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것도 본인의 이름을 프로그램 제목에 내걸고 진행하는 비중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YTN지부 공추위는 “방송 출연 중에 신 교수가 한 발언들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신 교수는 지난 9일 대선 개표 방송 당시에도 문 대통령 득표율에 대해 ‘너무 적게 나왔다’는 등의 말로 폄하하는 태도를 보여 회사 안팎에서 많은 비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YTN지부 공추위는 “연달아 쏟아낸 신 교수의 발언들은 개인 자격으로 한 말이라고 선을 긋기에는 문제가 많다”며 “YTN 시청자와 청취자들은 그의 발언을 YTN 입장으로 생각하고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진행하는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사진=YTN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진행하는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사진=YTN
YTN지부 공추위는 11일자 미디어오늘 보도에 나오는 명지대 학생이 증언한 신 교수의 강의 발언(“문빠가 극성이다”, “문재인이 된다고 나라가 바뀔 것 같으냐”)을 인용하면서 “이러한 말을 신율 개인의 생각이라고 듣고 넘기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YTN지부 공추위는 “정치적 입장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다만 YTN 진행자로서 그것도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이나 YTN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간판 아닌 간판처럼 돼버린 신 교수가 개인의 정치적 소신과 견해를 사견이라는 전제로 거침없이 말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회사와 해당 부서의 적절한 대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YTN지부 공추위 요구에 대한 YTN의 공식 입장은 현재 없는 상태다. 

한편, 신 교수는 11일 미디어오늘 보도 이후 기자에게 “사실과 다른 보도”라며 “발언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문빠’ 발언과 관련해 “정치인 팬클럽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이야기한 것”이라며 “농담으로 ‘너 문빠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한 적은 있어도 ‘문빠 때문에 (문재인은) 안 된다’고 선거 때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정치인 팬덤’이 한국 정치 발전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오랫동안 주장해왔고 이는 곧 학자로서 자신의 신념이라는 것이다. 

신 교수는 ‘문재인이 된다고 나라가 바뀔 것 같으냐’는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문재인이 잡든 홍준표가 잡든 안철수가 잡든 한 사람이 영웅적으로 나서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무것도 없다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강의 발언을 문제 삼는 것은) 교권에 대한 문제”라고도 했다.

미디어오늘에 제보한 수강생은 “정치인 팬덤을 문제 삼았다면 동등한 입장에서 설명해줘야 하는데 유독 ‘문빠’를 강조하시면서 다른 쪽에 대해서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며 “다른 후보와의 공평성이 결여됐다고 느꼈고 선거 기간 동안 강의 중에 정치인 평가가 계속되다보니 유권자로서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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