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틀째, 확실히 박근혜 정권과 다르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이 없는 대화를 나누겠다”고 선언했는데 대통령 경호 문턱도 낮아지고 홍은동 집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셀카도 찍었다. 경호원들 제지는 없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수석비서관들과 오찬을 한 뒤 양복자켓을 벗고 셔츠 차림으로 청와대 경내를 산책한 사진이 화제였는데 마치 미드 ‘웨스트윙’을 보는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진보·개혁 성향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했는데 조국 교수의 민정수석 임명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청와대 파견 검사의 검찰 복귀 금지 등 검찰 개혁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한 박근혜 정부 때 폐지됐던 정책실장을 부활시키고 일자리 창출을 담당할 일자리수석과 경제 및 과학기술보좌관을 신설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4실(비서실, 정책실, 국가안보실, 경호실) 8수석 2보좌관 체계다.

국민소통 수석에는 대선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략을 맡았던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을, 인사수석에는 조현옥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총무비서관에는 인사예산 전문가인 이정도 기획재정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이 발탁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은폐와 세월호 특조위 강제 종료 경위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두고 보수 언론들은 검찰 수사에 개입 안한다는 평소 문 대통령의 발언과 배치된다고 했다. 조국 수석은 세월호의 경우 재수사가 아니라 수사권이 없는 임시 기구를 통해 세월호에 대해 종합적인 점검을 하자는 것이고, 최순실 게이트 재수사는 청와대가 검찰 수사 전반을 다시 돌아봄으로써 미비했던 부분을 알아보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조국 교수의 인사 발령이 난 지 4시간 후 김수남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2015년 12월 취임해 임기가 7개월 정도 남았지만 사의를 표명한 건, 조국 교수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아베 총리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우리 국민들 대다수가 한일위안부 문제 합의를 수용하지 못한다는 뜻을 전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

일본 아베총리에 이어 중국 시진핑 주석과도 전화통화를 했는데 사드 배치 및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청와대는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에 특사를 보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무너진 외교를 복원하는데 노력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특사로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중국 특사로는 박병석 민주당 의원, 일본 특사로는 문희상 민주당 의원, 러시아 특사에는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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