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왕성한 활동을 해온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강의 도중 ‘안면인식장애’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기억력이 나쁘다고 발언해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언했다는 비판이 학생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것.

지난 10일 오전 명지대 정치학 전공 수업에서 신 교수의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이 강의 내용을 받아 적은 기록을 보면, 신 교수는 학생들에게 “문재인은 안면인식장애가 있어서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며 “기억력이 상당히 나쁜 것 같다”고 했다.

또 “그가 공약한 것을 대부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출발이다(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상당히 안타까운 측면이 오히려 많다고 생각한다”, “안철수를 보면서 중립, 중도로 정치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겠구나 느꼈다. 우리나라 정치 아직 멀었다” 등의 발언을 했다.

신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길 바란다”며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만 우리나라도 좋은 것 아니겠나. 성공하기 위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진짜 겸손하게, 편가르기에 능하다는 친노·친문들의 편견,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인식을 깨줬으면 좋겠다. 방송에선 이런 이야기 못한다. 수업 시간이니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 수업은 100여 명이 듣는 수업으로 신 교수는 대선 국면에서부터 각 후보들을 평가했다. 문제는 일부 수강생들이 대선 당시 문 후보에 대한 신 교수의 평가가 편향적이라고 느껴왔다는 데 있다. 

한 학생은 “다른 후보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말씀하시긴 하는데 유독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문빠가 극성이다’, ‘문빠 때문에 문재인은 안 된다’, ‘문재인이 된다고 나라가 바뀔 것 같냐’ 등의 발언이 많았다”며 “주변 학생들도 ‘교수가 문재인을 싫어하는 것 같다’고 느낄 정도로 지나친 발언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문재인 지지 여부를 떠나 선거 기간 동안 신 교수의 발언이 특정 후보에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여러 학생들이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또 “예전 TV토론회가 끝나고도 토론회 리뷰를 하시면서 비슷한 이야기하신 적이 있다”며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안면인식장애가 있다고 해 깜짝 놀라서 바로 적었다”고 밝혔다. 사실과 다른 발언에 크게 놀랐다는 것이다. 

안면인식장애는 시력, 시각 장애가 없고 이름대기 등 말하기 장애가 없는 상태에서 사람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뇌손상에서 비롯한 질환이다. 

신 교수는 1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절대 비난이나 비방 목적에서 한 발언이 아니다. ‘안면인식장애가 있다’라는 게 아니라 그런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문 대통령이) 사람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안면인식장애는 확인 안 된 이야기 아니냐’는 질문에 신 교수는 “현장 취재 기자들도 문 대통령이 ‘사람 얼굴을 기억 못한다’고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쭉 마크했던 기자가 있는데 문 대통령이 이 기자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전에도 애들에게 ‘문 후보는 자기 비서관하고도 악수한다’고 유사한 이야기를 말한 적이 있다. 그 정도로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이지 장애가 있다는 뜻은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특정 후보에) 편중되지 않으려 강의 때 굉장히 조심한다. 그 부분은 내가 정말 신경쓰는 부분”이라며 “학생들이 나를 싫어할 수 있지만 해당 발언을 악의적으로 (기자에게) 전달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에 제보한 학생은 “‘안면인식장애’ 발언은 있는 그대로 기록해둔 것”이라며 “교수 발언에 불편해하는 학생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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