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직후 첫 일성으로 ‘정경유착 사라질 것’ ‘재벌개혁 앞장설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이른바 적폐청산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과거 정부의 어떤 사업들이 ‘적폐청산’ 대상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국회 취임선서를 마친 뒤 밝힌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결별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하에서는 정경유착이라는 단어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듯이 무엇보다 먼저 일자리를 챙기겠다”면서 “동시에 재벌개혁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구체적으로 ‘적폐’라는 말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내놓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공약집 맨 첫 장에 ‘이명박·박근혜 9년 집권 적폐청산’을 배치했다. 문 대통령은 공약집에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적폐 청산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의 적폐, 문화계 블랙리스트 청산 △국정역사교과서 폐지 △방위사업 비리 척결 △K스포츠·미르재단 정경유착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민공익위원회’의 감사 등을 공약했다.

특히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적폐 청산을 위해 문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적폐조사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해 ‘적폐청산특별조사위원회(가칭)’ 설치 △국정농단을 야기한 각종 적폐 분석, 공작정치 등 특검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조사와 진상규명 및 보충수사 △부정축재 재산에 대한 국가귀속 추진 등 후속조치 및 관련 사안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마련 등을 강조했다. 또한 독립적인 부패방지기구인 국가청렴위원회 설치, 공직자의 민간에 대한 부정한 청탁 규제 강화, 내부고발자 등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호 강화 등도 공약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말 신촌유세에서 박근혜 최순실 재산 환수와 4대강 자원외교 비리 발생시 재산환수 등을 공약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박근혜 최순실 재산추적, 4대강, 자원외교 등이 대표적 사례이고 입법절차를 거쳐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방송콘텐츠본부 부본부장인 진성준 전 민주당 국회의원은 1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누적된 폐단이 부정부패인데 이것이 형사적으로 드러나면 단죄되지만, 축재한 재산에 대해서는 환수를 제대로 하지 못해왔다”며 “박근혜 최순실 재산을 추적해서 환수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으니 그 재산 추적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한 뒤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한 뒤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진 부본부장은 “신촌 유세에서 ‘4대강 사업 재조사, 자원외교 비리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이런 내용이 적폐청산을 위한 대상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적폐청산을 어떤 형식으로 추진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폐청산 기준이나 유형에 대해 진 부본부장은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일 것”이라며 “박근혜 최순실 비리 뿐 아니라 4대강 사업 진행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친분있는 건설업자에 대한 소문이 있었고, 자원확보하겠다고 투자를 진행했지만 정작 투자는 직접 나서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통해 한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진 부본부장은 “이 과정에서 정경유착과 뇌물 특혜를 주고받은 의혹이 항간에는 떠돌았다”며 “이런 것을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적폐청산 작업이 언제 추진될 지에 대해 진 부본부장은 “새 정부가 인수위 없이 업무가 시작되다보니 오늘 청와대 비서실 인선 일부를 했다”며 “이와 함께 내각을 구성하게 되면 신속하게 국정과제의 우선순위가 정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폐청산 조사위 활동이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지만 우선 순위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며 “일자리, 경제위기, 사드 안보위기 등과 함께 시급한 현안을 처리한 뒤 국회에서 입법절차를 거쳐야 하니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고 밝혔다.

진 부본부장은 “이 같은 얘기는 이 문제를 전략적으로 검토하면서 후보에게 연설문으로 제안을 드렸던 것이어서 당시에 주요 발상 차원에서 소개한 것”이라며 “좀 더 검토를 통해 구체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선대위 방송콘텐츠본부 부본부장. 사진=포커스뉴스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선대위 방송콘텐츠본부 부본부장. 사진=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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