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을 하루 앞두고 공영방송 MBC 아나운서가 뉴스 클로징 멘트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선거 독려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8일 오전 최대현 MBC ‘생활뉴스’ 앵커는 뉴스 말미에 “프랑스 대선에서 통합을 외친 마크롱이 당선됐다. 우리나라 대선에서는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패륜집단이라며 편 가르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선택은 국민 여러분의 몫이다. 내일 소중한 한 표 행사해 달라”고 말했다.

최 앵커의 ‘패륜집단’ 관련 발언은 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 문용식 전 가짜뉴스 대책단장이 페이스북에 “PK 바닥 민심은 패륜집단”이라고 언급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MBC는 이날 오전 ‘생활뉴스’ 리포트에서도 “문용식 단장이 페이스북에 부산 경남 민심을 패륜집단으로 묘사해 파문이 일고 있다”며 “한국당 등은 강력 반발하며 문재인 후보 측의 사과를 요구했고 문 단장은 사퇴했다”고 전했다.

해당 리포트에도 “문 후보 측 문 단장은 논란이 일자, 그런 뜻이 전혀 아니었으며, 정확한 표현을 위해 패륜 집단 결집을 ‘패륜 후보로의 결집’으로 표현을 바꿨다고 해명했다”고 전했지만, 최 앵커는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패륜집단이라며 편가르기’했다고 주장했다.

▲ 8일 MBC ‘생활뉴스’ 갈무리.
▲ 8일 MBC ‘생활뉴스’ 갈무리.
민주당 측은 이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장인어른에 대해 ‘영감탱이’라고 그러고 26년 동안 용돈도 안 주고 집에도 못 오게 했다는 그 태도가 패륜적 발언이 아니냐고 지적한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이처럼 선거를 하루 앞두고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과열된 시점에서 공영방송 뉴스 앵커가 특정 후보 측 주장을 일방적으로 단정해 비판한 것은 공정성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에는 “방송은 선거의 후보자와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방송은 선거에 관한 사항을 공정하게 다루어야 하고, 방송 프로그램의 배열과 그 내용의 구성에 있어서 특정한 후보자나 정당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방송기자연합회 추천의 안성일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은 “앵커가 클로징 멘트를 할 수는 있지만 불편부당해야 한다”며 “문용식 단장이 홍준표 후보의 장인 관련 발언을 보고 (패륜이라고) 한 거라고 말실수를 해명한 게 있는데 해당 클로징 멘트는 일방적 의도를 가지고 했다고 해석돼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MBC 기자들 사이에서도 최 앵커의 클로징 멘트에 대해 질타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MBC 기자는 “국민을 패륜집단이라 표현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음에도 단정적으로 표현하며 자유한국당의 프레임을 그대로 클로징에 반영했다”며 “내부 구성원들과 전혀 논의되지 않은 내용을 앵커 단독으로 방송을 통해 선거 개입하는 건 아주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최 앵커는 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클로징 멘트에서 주어로 민주당을 언급한 바가 없고 기사에 있는 내용이며 투표 독려 차원이었다”며 “대선이 끝나고 국민이 분열되면 안 되니 통합의 리더를 뽑자는 얘기이고, 중립 의무 위반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최대현 아나운서는 2012년 MBC 공정방송 파업 이후 대체인력으로 입사한 시용 기자와 경력 기자 등으로 구성된 제3 노조 공동위원장으로, 지난 2월22일 김세의 기자와 함께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고 적힌 팻말을 든 ‘일베 종정’ 정한영씨와 기념사진을 찍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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