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으로 위장한 집단해고 철회하라"

광주지역 초등 돌봄교사들이 '집단해고' 결정 여부를 하루 앞 두고 눈물의 결의 집회를 열었다.

광주지역 시간제 돌봄교사 노조(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광주지부 돌봄분과)는 7일 오후 2시 광주광역시교육청 별관 앞에서 '시간제돌봄노동자 집단해고 저지 및 무기계약 전환'을 위한 집회를 열었다.

▲ 광주지역 시간제 돌봄교사 노조(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광주지부 돌봄분과)는 7일 오후 2시 광주광역시교육청 별관 앞에서 '시간제돌봄노동자 집단해고 저지 및 무기계약 전환'을 위한 집회를 열었다. 사진=손가영 기자
▲ 광주지역 시간제 돌봄교사 노조(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광주지부 돌봄분과)는 7일 오후 2시 광주광역시교육청 별관 앞에서 '시간제돌봄노동자 집단해고 저지 및 무기계약 전환'을 위한 집회를 열었다. 사진=손가영 기자

광주시교육청은 다음날인 오는 8일 기존 돌봄교사의 정규직 전환을 배제한 '시간제돌봄전담사 신규 채용' 공고를 앞두고 있다. 교육청의 안은 민간위탁시설 등에 고용된 비정규직 돌봄교사 134명의 고용승계가 전면 배제해 현재 '집단해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집회가 열리는 동안 광주시교육청 별관 5층 옥상에서는 녹색 노조 조끼를 입은 돌봄교사 4명이 집회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6일 새벽 기존 돌봄교사들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교육청 옥상 농성에 돌입했다.

▲ '해고' 위기에 처한 돌봄교사 4명이 지난 5월6일 광주시교육청 별관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지부 광주
▲ '해고' 위기에 처한 돌봄교사 4명이 지난 5월6일 광주시교육청 별관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광주지부

옥상농성을 하고 있는 돌봄교사 A씨는 장휘국 교육감에게 보내는 편지를 집회 참가자들에게 읽어주며 수차례 울음을 터뜨렸다. A씨는 열네 문장으로 이뤄진 편지를 읽는 도중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해 수차례 낭독을 중단했다.

그는 "초단시간 용역 돌봄교사로 지내 온 지난 3년의 시간 동안, 돌봄교실 안에 울려 퍼졌던 아이들 웃음소리와 학부모님들의 따뜻한 격려가 학교의 차디찬 차별과 칼날같은 해고의 슬픔을 견디게 했고 '참 돌봄'과 노동자 권리찾기에 나서게 만들었다"며 "지난 시절 참교육을 외쳐 온 교육감께서, 해고의 아픔을 겪으며 누구보다 열심히 투쟁했던 교육감께서 저희 134명 여성 비정규직 …(목이 메여)… 노동자 해고를 결정했다는 소식에, 엄혹한 시절 닫힌 교문을 열고 굴종의 삶을 떨치라고 함께 투쟁했던 저는 어쩔 줄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하지만 이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가 교육감님을 대신해, 학교 안에서 노동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얘기하겠다"며 "난생 처음 교육청 꼭대기에 올라 밤을 새며 떨고 있지만 우리는 기어코 꽁꽁 닫힌 교육감 마음과 교육청 문을 힘껏 열어 제낄 것"이라 발언했다.

A씨가 낭독하는 동안 별관 정문 앞에 앉은 돌봄 교사들 사이에서 울음 소리가 터져나왔다.

노조에 가입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는 돌봄교사 박아무개씨는 발언에 나서 "몇 일 동안 (교육청에) 다니면서 교육국장님을 우연찮게 만나 얘기도 해봤지만, 참 그분들은 우리와 다르더라"며 "나는 바라는게 돌봄교실 거기, 누가 말하는 100만 원 정도 버는 그 자리에 목숨걸고 이러고 있는데, 그 분들은 너무 많은 걸 생각하는 거 같다. 우릴 해주면 그 다음, 또 그 다음이 걱정이 돼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싸우고 있는데, 이 분들이, 전교조 하신 분들이고, 5년 해직 교사로 계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그때 마음을 다시 살리셔서, 우리 바라는 거 아무것도 없거든요. 돌봄교실 계속 다니게 해달라는 것 밖에 없다"면서 "장휘국 교육감님, 그를 대신해서 계시는 교육국장님, 돌봄교실에서 계속 아이들 사랑하면서 저희에게 맞는 일 계속 할 수 있게 부탁드린다"고 발언했다.

돌봄 교사들은 지난달 19일 광주시교육청 본관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10여 일이 지난 4월29일, 이들은 농성장에 '광주교육청'을 향한 검은색 대형 '근조 현수막'을 걸었다.

▲ 광주교육청 근조 현수막이 돌봄교사 노숙농성장에 걸려 있다. 사진=손가영 기자
▲ 광주교육청 근조 현수막이 돌봄교사 노숙농성장에 걸려 있다. 사진=손가영 기자

이들은 농성 돌입 20여 일이 지나갈 무렵엔 '집단해고'될 돌봄교사 수를 상징하는 134배도, 온 몸을 바닥에 붙이며 절을 하는 오체투지 행진도 감행했다.

농성 25일 차인 지난 6일, 결국 돌봄노동자 4명이 고공농성을 택해 교육청 옥상에 기습 진입했다.

농성 27일 째인 7일 오후 2시30분, 돌봄교사들의 요구를 대신하는 광주지역 교육공무진 공동교섭단과 광주교육청 간의 마지막 교섭이 진행됐다.

이 교섭 결과에 따라 8일 '신규채용 공고 게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기존 돌봄교사들에 따르면 이들을 향한 '집단 해고'가 공식화되는 것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4월19일 노조 측 인사가 배제된 인사위원회를 강행해 공개채용 방식을 통한 신규채용 결정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광주 돌봄교사 공채 응시는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원서접수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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