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작가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러브콜’ 가능성 등 대선 후 행보에 대해 “나는 공무원이 될 생각이 없다. 진보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유 작가는 지난 5일 방송된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해 “지식인이거나 언론인이면 권력과 거리를 둬야 하고 권력에 비판적이어야 하는 건 옳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대통령만 바뀌는 거지 대통령보다 더 오래 살아남고 바꿀 수 없는, 더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 기득권 권력이 사방에 포진해 또 괴롭힐 거기 때문에 내가 정의당 평당원이지만 범진보 정부에 대해 어용 지식인이 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작가는 참여정부 시절 객관적으로 지적해주는 지식인과 언론인 없어서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래서 내가 어용 지식인 되겠다는 게 무조건 편드는 사람이 되겠다는 게 아니라 정권이 바뀌고 나면 정말 사실에 의거해 제대로 비판하고 옹호하는 사람이 한 명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5일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 방송 화면 갈무리.
▲ 지난 5일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 방송 화면 갈무리.
유 작가는 새 정부 출범 초반에 닥칠 어려움과 관련해선 “야권이 집권하면 권력을 잡았다고 생각하나 정치권력만 잡은 거지 언론권력, 재벌·경제 권력은 그대로 있다”며 “기득권층 중심으로 광고 시장을 통해 언론과 유착된 재벌들과 거기서 나오는 돈을 받아먹고 프로젝트 하는 지식인 집단은 그대로 있다. 그냥 개혁한다고 해서 순순히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모든 기득권 권력이 그대로 있고 그 기득권 권력의 네트워크 안에 한 매듭만 바뀌는 것이므로 지금까지 선거 과정에서 편들어준 여러 세력들은 또 자기들 논리에 의해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공격한다”며 “나는 결국 그게 제일 무섭다 지금도. 그 악몽이 또 되풀이되면 거의 99% 망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 작가는 최근 SBS의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기사 삭제 논란에 대해선 “뉴스 자체를 봐도 내가 편집국 데스크라면 내보낼 수 없는 내용이다. 왜냐면 그 정도 특종을 터트렸으면 후속 보도를 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한 후 1보를 내보냈을 텐데 해양수산부 공무원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어떤 증거도 없이 한 꼭지만 내보냈다”며 “리포트 자체는 초보자의 솜씬데 그게 어떻게 통과돼 나갔는지 그 점을 좀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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