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구글트렌드’를 언급하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따져보면 애매한 구석이 많다.

홍 후보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글트렌드는 오늘 아침 기준으로 제가 43, 문재인31, 안철수 23”이라고 썼고, 4일 오전에는 “이 시각 구글트렌드는 홍48, 문52, 안22”라며 “이제 안은 국민적 관심밖이고 홍, 문의 양강구도가 정착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는 “구글트렌드상으로는 박빙이다. 저는 급등세이고 문은 정체다. 선거는 막판에 치고 올라가는 측이 이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5일 오전에도 “홍은 상승세, 문은 하락세, 안은 폭락세”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

▲ 지난 30일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파랑색),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빨강색),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노랑색)의 검색 추이. 사진=구글트렌드 화면 갈무리
▲ 지난 30일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파랑색),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빨강색),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노랑색)의 검색 추이. 사진=구글트렌드 화면 갈무리(클릭하면 커집니다)
지난 30일간, 홍준표 검색빈도 상승했지만

구글트렌드는 키워드별 검색 빈도를 비교해주는 분석 서비스다. 분석을 원하는 대상과 분석할 기간을 입력하면 최대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한 다음, 상대적 검색 빈도를 알려준다. 3일부터 여론조사를 할 수 없게 되면서 홍 후보가 구글트렌드를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오늘이 지난 30일간 구글트렌드 추이를 살펴본 결과 홍 후보에 대한 검색빈도는 상승했다. 특히 5월1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검색 추이에 근접했고 5월2일에는 문 후보를 앞질렀다. 홍 후보가 페이스북에 쓴 그대로다.

▲ 5월2일 기준으로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후보 검색율을 앞지른다. 사진=구글트렌드 화면 갈무리
▲ 5월2일 기준으로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후보 검색율을 앞지른다. 사진=구글트렌드 화면 갈무리
관련검색어 1위가 ‘홍준표 돼지’

하지만 관련 검색어를 보면 조금 다른 결과가 나온다. 지난 30일 동안 홍 후보와 관련된 검색어는 '홍준표 돼지'가 1위를 차지했다. △빅데이터와 △홍준표 돼지발정제 △대선 지지율 △홍준표 세탁기가 뒤를 이었다. 상위 5개 중에 3개가 부정적인 키워드인 셈이다. 

문 후보의 경우 '문재인 1번가'가 1위였으며 △문재인 펀드 △문재인 JC △문재인 거짓말 △심상정 순이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안철수 포스터가 1위를 차지했다. △안철수 조폭 △안철수 유치원 △안철수 신천지 △안철수 예비군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홍 후보가 자신감을 내비친 최근 일주일 검색 결과를 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5월2일 오후 9시에 홍 후보의 검색 결과는 문 후보를 앞질렀는데 당시는 대선주자 TV토론이 있던 시간이었다.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탈당을 선언한 다음날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관련 검색어를 보면 '홍준표 인공기'가 1위를 차지했고 '바른정당 탈당'이 2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세월호 △홍준표 화형 △홍준표 박근혜 사면이 뒤를 이었다. 홍준표 인공기의 경우, 도당 온라인본부 책임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된 사건으로 역시 부정적 키워드다. 

▲ 지난 30일간 홍준표 후보와 관련된 검색어 순위(왼쪽)와 지난 7일간 홍 후보와 관련된 검색어 순위(오른쪽). 사진=구글트렌드 화면 갈무리
▲ 지난 30일간 홍준표 후보와 관련된 검색어 순위(왼쪽)와 지난 7일간 홍 후보와 관련된 검색어 순위(오른쪽). 사진=구글트렌드 화면 갈무리(클릭하면 커집니다)
구글 한국점유율 고작 6.7%

홍 후보는 구글트렌드를 두고 “조작 일삼는 여론조사보다 미국 대선을 정확히 맞추었던 구글트렌드”라며 “야바위 여론조사보다 거짓없는 구글트렌드를 저는 믿는다”라고 썼다. 구글트렌드가 미국 대선에서 주효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상황은 다르다.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3월 PC기준 검색 점유율은 네이버가 75.4%로 1위를 차지했고 구글은 6.7%에 불과했다. 구글트렌드는 구글에서 검색한 수치만 반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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