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모래시계’ 극본을 집필한 송지나 작가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모래시계 검사’를 그만 썼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송 작가는 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홍준표 후보는 예전에 만난 사람과 너무나 달라져서, 지금 ‘모래시계’를 계속 이용하는 것은 작가로서 몹시 불쾌하다”며 “모래시계를 그만 써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송 작가는 지난 1일 자신의 누리집에 쓴 ‘소심한 지지 선언’이란 제목의 글에서 “요즘 ‘모래시계의 모델이 되었던 검사’라고 주장하는 분이 계신데 사실관계를 바로 잡고자 한다”면서 “그 분은 제가 모래시계를 집필할 때 취재차 만났던 여러 검사들 중 한 분일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 대한민국 안보단체 총연합 회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홍준표를 찍으면 자유대한민국을 지킵니다"-대한민국 안보단체 총연합 합동 지지 선언에 참석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대한민국 안보단체 총연합 회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홍준표를 찍으면 자유대한민국을 지킵니다"-대한민국 안보단체 총연합 합동 지지 선언에 참석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송 작가는 이 글을 남긴 이유에 대해 “예전에도 한번 말한 적이 있는데 그땐 사람들이 관심을 안가져 주변 지인들만 알았다”며 “근래 주변 사람들이 이걸 공식적으로 얘기해 달라고 해서 올린 것”이라 말했다.

송 작가는 “작가 입장에서 아니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입장이라 그냥 놔두고 있었는데 요즘 나오는 홍준표 씨는 제가 용납할 수 있는 선을 넘은 모습”이라며 “굳이 이렇게까지 (글을) 올린 것은 검사 시절과 지금 모습이 매우 변해 있어서, 홍준표씨가 쓰는 게 매우 불쾌했다”며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송 작가는 홍 후보가 자신을 ‘모래시계 검사’라 칭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명확히 밝혔다. 그는 “(취재 과정에서) 홍준표 검사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 하나를 내가 땄다. (인물 강우석은) 많은 검사님들을 인터뷰해서 섞은 것”이라며 “홍 후보가 마치 자신이 온전한 모델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관계상 틀린 것”이라 지적했다.

송 작가는 “다른 검사님들은 아무 말씀이 없으셨는데 유독 홍준표 후보만 정치를 하면서 이를 이용했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부패와 불의에 맞서 싸웠던’ 드라마 모래시계의 강우석 검사를 자신의 유세 현장에서 수차례 언급해왔다. 홍 후보는 지난 4월24일 강원 원주 의료기기테크노벨리에서 부패 권력과 불의에 맞서 싸운 ‘모래시계 검사’인 제가 이번에 반드시 ‘모래시계 대통령’이 한번 되어 보겠다”고 발언했다.

강지용 자유한국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4월17일 제주 유세현장에서 “홍준표 후보는 한때 드라마를 보기 위해 일찍 집에 간다고 해서 ‘귀가시계’라고 불릴만큼 인기가 있던 드라마 ‘모래시계’의 주인공”이라며 “조폭과 권력에 맞서 싸웠고, 기득권과 부패와의 전쟁, 노량진수산시장 강탈사건, 고관대작이 연루된 슬롯머신 사건 등에 성역없는 수사로 사회정의를 바로 잡았다”고 소개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