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9대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이 복지·교육 정책과 국민통합 방안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각 후보들은 마지막 TV토론회인 만큼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와 비교해 자신의 선명함을 부각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2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MBC 스튜디오에서 이번 19대 대선 후보자 간 마지막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KBS와 MBC, SBS, YTN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통해 생중계됐다.

안철수 “계파패권주의”vs 문재인 “민주당 쪼갠건 안철수”

이날 토론회에서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향해 계파패권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 내에서 계파패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통합과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자신의 중도 이미지를 선명하게 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문재인 후보는 “국민의당은 우리 안 후보의 당이나 마찬가지다. 계파패권주의라고 말할 수 있냐”고 답했다. 안 후보는 이어 “문 후보를 도왔던 전직 당대표 전부 당에서 나왔다. 정치인들의 탈당은 정말 중요한 정치적 결단”이라며 “그 분들 모두 어떻게 설명할거냐. 계파 패권주의 때문”이라고 거듭 공세를 이어갔다.

문재인 후보는 “우리 당은 똘똘 뭉치고 있다”며 “당을 쪼갠 건 안철수 후보”라고 역공을 가했다. 안철수 후보는 “당내 패권주의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통합할 것이냐”고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문재인 후보는 “통합이라는 것이 국민 간 통합이지 정치권끼리 손잡는 것이 통합이 아니”라고 안철수 후보를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는 홍준표 후보와 문재인 후보 간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열띤 토론이 이어진 직후 발언 기회를 얻었다. 안 후보는 “왜 보수에서 5.18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지 못하게 하는지 알 수 없다”며 “저는 노무현 대통령 묘역도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유족 동의가 있어야겠지만 이제는 현충원에 안장해서 모두 다 전직 대통령들을 참배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 19대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19대 대선 후보 마지막 TV토론회에 앞서 문재인(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국회사진취재단
▲ 19대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19대 대선 후보 마지막 TV토론회에 앞서 문재인(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국회사진취재단
4대강 문제에 홍준표 “잘한 사업”

이날 토론 주제는 교육·복지와 국민 통합이었음에도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치열한 논쟁이 이어졌다.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후보에게 4대강 사업 때문에 수질이 악화된 것에 대한 대책을 질문했는데 홍 후보가 이를 적극 반박했기 때문이다. 

홍 후보는 “4대강 때문에 녹조가 많이 늘었다는 걸 동의하냐”고 물은 뒤 “녹조는 질소와 인이 고온다습한 기후하고 만났을 때 녹조가 생긴다. 그 녹조가 무엇 때문에 생기는 것인지도 모르고 지금 말씀을 하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지금 수질 악화가 4대강 댐 때문에 이렇게 됐다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질소와 인을 줄이려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 해결이 안되고 물을 가뒀기 때문에 악화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준표 후보는 “그건(4대강 사업)은 잘한 사업”이라며 “4대강 때문에 수량이 풍부해지고 여름에 가뭄과 홍수가 없어졌다”며 “내가 경상남도에 있을 때 가뭄 피해 극복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4대강에 대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건 모든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라며 “홍 후보만 동의해준다면 그것으로 아마 4대강 보에 대해서는 국민 통합이 이뤄질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각 후보들 복지 공약 차별성 부각

교육과 복지 등 공약 토론에서는 각 후보들이 자신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심상정 후보는 “복지의 장기적인 방향에서 공감한다”고 밝힌 문재인 후보에게 “저와 문 후보님이 복지에 대한 생각이 같다고 하시는데 전혀 다르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문재인 후보는 “심상정 후보의 공약처럼 그렇게 급격하게 연간 70조원을 증세해서 늘릴 수는 없다”며 “제가 아무리 검토해도 우리가 신설하거나 추가로 만들 재원의 규모가 연간 35조 이상은 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심상정 후보는 “연간 70조원을 걷어서 10년 내에 OECD 평균 수준의 삶의 질과 복지를 이뤄내겠다고 했다. 무리하다고 말하시면 거꾸로 왜 우리 나라 국민들은 OECD 10위 권 경제대국인데 그만한 복지를 누릴 권리가 없냐”며 문 후보의 복지 공약이 현상유지에 그친다며 비판했다.

유승민 후보는 “문 후보의 공약에는 차상위계층(지원정책)이 없다”며 “차상위계층을 기초생활보호대상 안에 같이 넣어서 하는 것은 반대하신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문재인 후보는 “당장 한꺼번에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생애맞춤형 기본생활보장(공약)을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유승민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자신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유 후보는 “각 부처가 각자 맡은 (여성 지원) 것은 적극적으로 조직을 확대해서 하면 되는 것”이라며 “예산도 쥐꼬리만큼 주고 정치하던 사람들 장관으로 앉히고 그런 여성가족부를 왜 두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각 부처에 여성들을 위한 많은 기능들이 나눠져있지만 그것이 충분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니까 전체를 다 꿰뚫을 수 있는 여성가족부가 필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유 후보는 “양성평등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서 각 부처가 하는 여성 관련 정책을 콘트롤 하면 되는 것이지 힘도 없는 여성가족부를 만들었다”고 폐지론을 거듭 강조했다.

유 후보는 “문 후보님이 대통령이 되시면 거기에다 지금 민주당 캠프에 있는 인사 적당한 사람 그냥 자리 주느라고 또 하실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이상한 사람이 여성가족부 장관된 사람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때 한 일”이라고 받아쳤다.

유승민 “힘들고 외롭지만 개혁보수 길 계속간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이날 바른정당 소속 후보들이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입당 선언을 한 것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유 후보는 “지난 겨울에 바른정당을 창당한 것은 정말 따뜻한 우리 공동체와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개혁보수 역할을 다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정말 깨끗하고 따뜻하고 정의로운 보수를 해보고 싶었다. 저런 보수면 우리가 지지할 수 있겠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그런 자랑스러운 보수 정치 꼭 해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후보는 “참 힘들고 어렵고 외롭지만 저는 실망하지 않는다”며 “저는 이순신 장군을 생각한다.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았다”며 개혁 보수의 길을 계속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스탠딩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각 후보들은 복지·교육 정책과 국민통합 방안을 주제로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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