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남다른 뉴스가치 판단이 도마에 올랐다. 한겨레 기자 사망사고를 연속보도한 MBC를 두고 저의가 의심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에 따르면 MBC는 4월23일~26일 지상파3사와 종합편성채널4사 가운데 유일하게 메인뉴스에서 이 사건을 보도했다. MBC는 23일과 24일, 26일 총 3건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MBC는 4월24일자 보도에서 한겨레가 타사 기자들에게 보낸 보도자제 요청 메시지를 근거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언련은 “사건 직후 한겨레가 ‘보도 자제 요청’을 한 것은 사건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온갖 ‘지라시’가 돌고 있기 때문에 추정만으로 단발성 보도를 내지 말아달라는 취지였다”며 “MBC는 굳이 ‘한겨레가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다’는 식의 보도를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 4월26일자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 4월26일자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MBC는 4월26일자 보도에서 한겨레 손준현 기자와 안 아무개 기자가 싸우게 된 경위를 재연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림자로 표현된 두 남자가 서로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내보냈다. “기사 때문에 언쟁…몸싸움으로 번지면서 참사”라는 자막도 내보냈다. 이를 두고 민언련은 “MBC의 행태는 안타깝게 별세한 고인과 그 죽음을 슬퍼하는 유족 및 한겨레에 모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MBC는 4월28일 한겨레 부국장급 직원이 찜질방에서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뉴스 또한 7개 방송사 가운데 유일하게 메인뉴스에서 다루기도 했다. 민언련은 “자사에게 밉보인 언론사를 모욕하는 도구로 뉴스를 이용한 것이라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MBC는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MBC의 보도행위를 두고 민언련은 “항간에는 MBC가 2012년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당시 MBC기획홍보본부장의 대화록을 폭로해 ‘정수장학회의 박근혜 후보 대선 지원 의혹’을 불러 일으켰던 한겨레에 ‘보복보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주요 종합일간지 가운데 가장 많은 MBC 비판보도를 내놓고 있다. 지난 4월25일에는 ‘MBC 전현직 임원, 회삿돈 관광·골프접대에 감사 어깃장 의혹’이란 제목의 단독보도를 하기도 했다. MBC는 그간 경영진 입장을 자사 메인뉴스에서 리포트형식으로 내보내는 식으로 뉴스를 사유화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MBC의 뉴스가치 판단은 언론사 자유다. 하지만 그간 MBC를 비판했던 언론사를 상대로 민·형사소송을 반복하고 자사 메인뉴스를 통해 비판언론사에게 악의적인 보도를 일삼았던 공영방송의 반反공영적인 행보때문에 이번 리포트 또한 그 의도를 놓고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